‘길병원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촉구 서명에 시민들 줄이어

가천대길병원 이길여 회장의 제왕적 ‘갑질 경영’과 부당노동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길병원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이길여 회장의 제왕적 ‘갑질 경영’과 부당노동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길병원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19년만에 민주노조 설립으로 탄생한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가 길병원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기 위해 개설한 온라인 서명에는 길병원 직원들은 물론 인천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직원들의 제보로 길병원은 최근 직원들에게 이길여 회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동영상을 강제로 찍게 하고, 심지어 이 회장 사택을 관리하는 데도 동원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회장은 또 VVIP 특실을 이용해 138만원에 이르는 진료를 받고 고작 18원만 낸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길병원 내 부당노동행위는 더욱 심각하다. 길병원에서 직원들은 출근 시간을 기록할 수 있지만, 퇴근 시간은 기록할 수 없다. 직원들이 병원이 시간 외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퇴근 시간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 상 8시간 노동에 1시간 휴게시간을 주게 돼 있지만, 병원 특성상 자리를 비우지 못하니 보통 9시간을 노동하는 셈이다. 이에 다른 병원들은 1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 수당을 지급하지만, 길병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교대 시간에 전임 근무자와 후임 근무자 간 인계인수를 위해 8시간 노동시간 외 추가로 1시간이 더 소요되는 데 이 또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상급자 눈치로 사용하지 못한 연차도 사용한 것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직원들은 “공짜노동이 만연한 병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른바 ‘임신순번제’도 있다. 임신하면 자동으로 야간근로 동의서를 써야 한다. 임신 초기와 말기에 근로시간 단축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길병원 대부분의 직원에겐 '그림의 떡'과 같다.

이 같은 갑질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과 기존 노조에 대한 불신은 새 노동조합,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 설립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민주노조를 방해하는 사측의 노력은 집요했다. 사측은 지부장 퇴근길에 앞뒤로 사람을 붙여 감시했고, 업무시간에는 그림자 감시를 했다.

병원 내 부서장과 수간호사는 민주노조 가입원서를 수거하고 기존 노조 가입원서만 비치하고 민주노조에 가입할 경우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겁박했으며, 노골적으로 기존 노조가입을 종용했다. 심지어 가입원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문을 안 열어주기까지 했다. 길병원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어디까지나 노동조합끼리의 일이라며 사측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길병원 내 갑질과 부당노동행위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별근로감독 촉구 서명에 참여하고, 주변에 확산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민주노총 인천본부 조합원A씨는 “임산부 야간근로 동의서 징구, 임신 초기ㆍ말기 단축 근로 무허가, 직원들에게 병원장 생일축하 동영상 촬영 강요, 직원 사택관리 노역, 노조가입 위압으로 방해… 도대체 이게 어느 나라, 어느 일터의 모습이란 말인가. 21세기에 이런 곳이 있단 말입니까. 병원이 무슨 양계장 부화장입니까?”라고 개탄하며 시민들의 서명을 호소했다.

새 노조 설립 이후 길병원 내 부당노동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또한 더 이상 가만 있을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지난 27일 정형우 중부지방노동청장이 길병원을 방문해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했다. 우선 새 노조 설립 이후 병원에서 발생하는 새 노조의 노조활동 방해에 대해 보장을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새 노조가 진행 중인 ‘가천대길병원 특별근로감독 촉구 서명운동’ (관련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1IFu0TlwO0UZ1E00urRR1ahwClJefu8wDY5C6esT0hJEzrQ/viewform)도 30일 오후 5시 현재 1260건을 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이중 길병원 직원 20%이고, 나머지는 시민이다. 그만큼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크다.

한편, 병원 측의 집요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길병원 제1노조는 민주노조로 바뀌었다. 길병원은 지난 29일 기존 길병원노동조합(한국노총)과 새 노조인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민주노총)의 조합원수를 공개했다. 새 노조는 1052명으로 기존 노조(525명)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차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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