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연봉 서울과 530만원 차이, 경기보다 180만원 적어
"지역 인재 유출막고 경쟁력 높이기 위해 처우개선 시급"

인천의 사회복지사들은 서울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 비해 80%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임 사회복지사의 경우 서울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연봉 2960만원인데, 인천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2430만원으로 약 530만원의 연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비해서도 연봉이 약 180만원이 낮다.

가까운 수도권에서 연봉차이가 이렇게 심하게 발생하다보니 인천지역의 사회복지사들은 1~2년 경력을 쌓고 서울이나 경기로 이직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인천에서 취직을 꺼리고 있어, 인천의 사회복지시설은 인력충원에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퇴사자가 많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 정원이 16명인데, 작년부터 6명이 퇴사했다. 가까운 서울과 경기로 가면 여기보다 훨씬 조건이 좋기 때문에, 더 좋을 쪽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작년에 서울에서 사회복지사들을 대거 채용한 적이 있는데, 인천의 사회복지사들이 당시 대거 서울로 이동 한 것은 현장에서 유명한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질병 때문에 퇴사한 사람도 있는데, 병가 유급화가 보장되면 이런 부분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병가와 관련된 문제는 지난 해 11월부터 인천시와 사회복지단체들 간의 갈등이 계속됐던 부분이다.

2016년까지 사회복지사들이 병가를 쓸 경우, 유급으로 인정 해 줬으나, 2017년에 시가 사회복지시설 공통운영지침을 수정하며 병가를 무급으로 전환 한 것이 갈등의 발단이었다.

당시 시는 “국비지원 시설은 병가 유급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무급화 한 것이다”라고 밝혀, 많은 사회복지종사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서울·경기·인천의 사회복지종사자 임금 비교 표.

이렇듯, 인천의 사회복지현장에서 종사자들의 처우문제는 심각하다. 연봉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는데, 인력부족으로 노동환경도 여의치 않다. 종사자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인천에서 사회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섬지역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인천 섬 지역에 위치한 B장애인거주시설 관계자는 “출·퇴근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다보니 직원을 채용하는데 매우 어렵다. 결혼 등 개인사유로 섬에서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우리 시설은 조리원도 구하지 못해서 직원들이 식당일도 하고 있다”며, “이번에 시행된다는 인천시 도서지역 수당은 5만원 밖에 안 된다. 이 수준으로는 직원들을 안정적으로 채용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단순 연봉뿐만 아니라 교육비 등 추가지원도 인천은 없다. 서울의 경우 보수교육비지원 50%, 복지포인트 지급, 처우개선비, 급식비등이 지급되고, 경기도는 보수교육비 100%, 보수교육센터운영, 종사자수당, 특수근무수당 등이 지급되지만 인천은 추가 지원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천은 전국 17개 광역시·도중에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이 97.4%로 16위다. 가장 높은 준수율을 보이는 서울은 109%다.

이 같은 열악한 인천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터져 나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병가무급화 철회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사회복지 관련 협회와 시민단체 14개가 모여 ‘인천사회복지총연대’를 발족하기도 했다.

인천사회복지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치권도 응답하기 시작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 사회복지총연대와 <인천투데이>이 주최한 인천시장 후보 초청 사회복지정책 토론회에서 “모든 시민이 행복한 인천을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종사자들의 속 깊은 애환을 청취할 수 있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또 “복지를 제공하는 복지담당자가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수혜자에게 어떻게 행복을 전달할 수 있겠나. 종사자의 희생을 강요해온 구태를 탈피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행복한 복지인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병가무급화와 처우개선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금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고,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며, “시장님께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남춘 시장의 말처럼 복지를 제공하는 이들이 행복해야 받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 박정아 인천사회복지사협회 부장은 “얘기를 들어보면 조사결과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회복지사들도 많다”며,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우선 병가 유급화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가까이 있는 서울이나 경기와 비교해도 처우가 굉장히 많이 차이가 난다. 이러다 보니까 지역의 좋은 인재들을 계속 뺏기고 있다. 지역에서 대학을 나온 청년들도 서울이나 경기로 가려고 하는데, 이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지역 경쟁력도 떨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수혜자,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처우개선이 시급한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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