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역위원회의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적 술수 ‘심각’

옹진군과 옹진군의회 내 더불어민주당의 ‘갑질’이 도를 넘어섰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이미 확정된 행사 시간 변경을 요구하고, 옹진군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우선 지난 6일 개원해 17일 폐회한 제204회 옹진군의회 임시회 때 민주당 A 의원은 지난 9일 기획실 업무보고 때 소관 업무가 아닌데도 기간제 공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월권에 해당한다. 지방공무원 임용은 어디까지나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지 의회가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아울러 기간제 공무원의 경우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공무담임권 위반이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 해도,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해야 옳다. 아울러 소관 부서는 기획실이아니라 자치행정과다.

군의원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옹진군이 서해 5도 주민들의 배표를 미리 확보해 언제든지 필요할 때 지급할 수 있게까지 하라고 했다. 서해 5도 주민들이 배표가 없어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안한 정책이라면, 선사가 주민들을 위해 일부 남겨 놓은 표가 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는지부터 규명하는 게 우선이다.     

옹진군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의 갑질도 문제지만, 민주당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지역위원회의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 술수는 더욱 심각하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옹진군의회 군의원 후보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한 조철수 현 옹진군의회 의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공직자 출신인 조철수 당시 예비후보는 뇌물공여죄로 컷오프됐다. 공천심사에 반발해 최고위원회까지 올랐으나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그러자 민주당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지역위원회는 2인 선거구인 덕적면ㆍ북도면ㆍ연평면 선거구에 수상한 공천으로 조 예비후의 당선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 덕적면과 북도면에선 한국당과 민주당 후보가 각각 한 명씩 모두 4명이 출마했고, 연평면에선 조철수 후보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섬 특성상 섬 사람들은 자기 섬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덕적면과 북도면의 표는 갈렸고, 연평면의 표는 모였다. 조철수 후보는 무소속 임에도 당시 3위를 23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리고 당선이 확정된 날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그리고 지난 6일 민주당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지역위원회는 조철수 의원을 민주당의 옹진군의회 의장으로 내세웠고, 의회에서 최종 확정했다. 옹진군의회는 민주당 4명(비례1명 포함)과 한국당 3명이다.

민주당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지역위원회는 한술 더 떠 뇌물수수로 구속된 적이 있는 전 옹진군의회 의장의 딸을 비례대표로 추천하고, 옹진군의회 부의장까지 맡게 했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이미 시간이 확정된 마을행사 시간을 자기 일정의 편의를 위해 앞당겨 달라고 해 빈축을 샀다. 덕적면 서포리 마을은 오는 21일 오후 5시에 서포리 해수욕장 개장식을 하고, 6시에 인천관광공사와 '주섬주섬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장 군수는 자신의 덕적도 방문 계획에 맞춰 해수욕장 개장식 시간을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다. 여객선을 이용해 섬을 다니는 만큼, 해수욕장 개장식을 5시에서 3시로 앞당겨 주면 개장식에 참여하고 오후 4시 배를 이용해 나가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서포리 마을에선 이미 행사 시간이 확정됐고 홍보까지 다 된 상황에서 옮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변경을 요구하는 옹진군과 서포리 이장 간 언쟁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이장이 직을 그만두겠다고 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결국 시간 변경 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갑작스러운 요구에 행정과 민간에 앙금만 생겼다.

옹진군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식은 마을행사다. 군수님이 객선을 이용해 섬을 다니시는데, 개장식 시간을 앞당기면 개장식에 참석하고 나갈 수 있으니 이장님한테 가능하냐고 물어보고 의견을 구한 거다. 군이 ‘이렇게 해라’ 명령할 수 없다. 마을에서도 알아보겠다고 했고 안된다고 해서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정민 군수가 객선만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옹진군에는 군 행정을 위한 행정선이 있다. 장 군수가 지난 16일 백령면과 대청면 등을 방문할 때 오전에 여객선이 안개로 안 떠 행정선을 이용했다. 즉, 덕적도에서 행정선을 이용해 나오면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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