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터뷰] 유천호 강화군수 “강화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핵심”

유천호 강화군수는 인천에서 유일한 자유한국당 기초단체장 당선인이다. 유 군수는 43.2%(1만 6861표)를 얻어 30.2%(1만 1761표)를 얻은 무소속 이상복 후보와 26.6%(1만 382표)를 기록한 민주당 한연희 후보를 제치고 4년 만에 탈환에 성공했다.

유 군수는 4년 전 강화군수 선거에서 40.7%를 득표해 46.2%를 얻은 이상복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 후 4년간 지역에서 민심을 다진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과 바람을 잠재우고 재기에 성공했다.

유 군수는 1951년 강화에서 태어나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강화에서 나왔고, 인천전문대를 졸업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인천시의원에 당선됐고, 2012년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강화 토박이로 군수까지 지낸 인물인 데다 지난 4년간 지역 활동에 집중했기에, 민주당이 전국에서 강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래는 지난 10일 강화군청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편집자 주>

1. 자유한국당이 어려운 선거였다.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어려운 선거를 어떻게 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인가?
 

유천호 강화군수.

우선 군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난 4년 동안 강화군 곳곳을 누비며 군민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귀담아들으며 소통했다. 군민들의 의견을 들으며 군정의 청사진을 그리고 비전을 제시했다.

선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선거 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한국당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선택해주신 군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군민이 말씀하시면 알았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선거에 임했다. 그만큼 군민들은 소통에 목말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나는 군민들은 무엇보다 민선6기 강화군정에 불만이 많았다. 제가 잘한 것도 있지만 전임 군수에 실망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앞으로 임기 동안 열린 군수실을 만들고 항상 군민과 소통하는 걸 최우선으로 여길 것이다.

아울러 이번 선거 때 투표로 보여주신 민심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군민과 함께하는 군정’을 펼치라는 군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들겠다.

2. 취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무엇이고, 그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배경은?

인사가 만사인 만큼 인사를 제일 먼저 손댔다. 지난 민선6기는 탕평인사 실패로 특정 부서 팀장들이 승진을 독차지해 공직사회에서 대민 부서와 읍ㆍ면 공무원들의 반발을 샀다고 들었다.

그래서 첫 인사로 공무원들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선임 공무원에 해당하는 59년생 공직자들을 진급시켰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영광일 것이다. 앞으로도 탕평인사를 지속한다면 조직 내 인사 잡음은 사라질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군민과 소통이다. 주민과 소통을 위해 12일 강화읍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13개 읍ㆍ면을 순회하며 주민과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민과 대화에서 민선7기 4년간 군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3. 선거 때 가장 많이 들었던 군민들의 희망 사항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민선7기 군정에 녹여낼 것인가?

선거 때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읍ㆍ면 구석구석을 돌며 많은 군민들을 만나 우리 강화군의 현실을 속속들이 살폈다. 군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군수라야 군정을 혁신하고 강화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수없이 강조했다.

군수는 공무원 시험이 아닌 군민의 선택으로 선출되는 정치인이다. 저 유천호에겐 항상 군민이 먼저다. 이제껏 해온 것처럼 군민의 말씀이라면 없던 길도 뚫어서 앞으로 나갈 것이다. 절차와 규정을 들먹이며 안 된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군민 말씀이라면 “알았시다”라고 답하고 반드시 해결하겠다.

군민 여러분의 바람과 소망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저는 한다면 반드시 하는 사람이며, 선거 때 약속했던 공약들은 반드시 실천하겠다. 또한, 군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관광도시로서 위상도 되찾아 풍요로운 강화의 미래를 열겠다.

4. 국민들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했다. 정부와 시정부가 민주당인 상황에서 정부, 시정부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게 과제일 것 같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국회, 중앙정부, 인천시 등 강화군을 위한 일이라면 지구상 어디든지 찾아가 현안 해결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정치는 정당이 우선이지만 여기 강화에 사시는 분들은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군민을 위한 일이라면 정당을 초월하는 군정을 펼치겠다.

유천호 강화군수.

5. 강화군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청년층은 줄고 있다. 아울러 동남부에 비해 서북부는 발전이 더딘 편이다. 아울러 농업도 위기다. 균형발전 대책은 무엇인가?

강화 남부지역보다 북부지역은 관광자원도 부족하고 군사지역이라 민간인 통제선이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우선 북부지역에 노인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시설, 체력단련실, 작은도서관, 주민자치사무실 등을 갖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또한,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양사면 등에 안보 관광지를 조성하고, 북부지역에 해안순환도로를 개설하는 등 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해나가겠다.

농업은 안 그래도 어려운데, 개방이 확대되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농업뿐만 아니라 수산업과 축산업도 어려워질 것이다. 개방에 따른 보상이 중요하다. 강화군이 나서 FTA(자유무역협정) 확대에 따른 농업과 수산업, 축산업의 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6. 강화군은 섬 전체가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강화군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것은 강화군이 보유한 문화유산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호국의 상징인 관방유적을 꼽을 수 있는데, 인천시는 강화도 관방유적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주민들의 의견이 우선이다.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부정적이다. 규제 때문이다. 강화군은 수도권에 묶여 있어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를 받고 있고, 접경지역 규제를 받고 있으며, 민통선 등 군사시설 등으로 개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여기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경우 또 규제가 수반된다. 그래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7.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도래했고, 여기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송도, 강화), 개성, 해주를 묶어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고, 교동 평화산업단지를 제일 먼저 추진하겠다고 했다. 남북교류와 경협의 교두보로 강화가 주목받고 있다. 강화군의 정책은 무엇인가?

강화군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핵심인 3대 경제벨트(환서해권, 환동해권, 접경지역) 중 환서해권과 접경지역 두 개 벨트에 속해 있다. 특히, 서해안 경협 벨트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등 정부의 핵심 사업에 강화군이 중심적 위치에 있다.

이에 연계해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문화체육, 농업ㆍ수산업, 산업경제, 보건 등 분야별 교류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관련 조직과 제도 정비로 본격적인 교류협력 시기에 대비해나갈 것이다.

또한,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즉시 추진이 가능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전개해 평화도시로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타 지자체와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단체와 연계한 협력 사업을 전개해 정책 공감대를 확산해나갈 것이다.

8. 인천에서 유일한 한국당 기초단체장인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아울러 한국당에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당의 쇄신, 나아가 보수세력 재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 중앙당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정치에 앞서 군민이 먼저다. 민선7기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다. 현재는 군민들과 소통하며 군민들과 함께 ‘풍요로운 강화’ 건설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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