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 둘뿐인 공중화장실 늘 만원
언제?누가 폐쇄했나, 관리주체는 누구?
"화장실도 없는 동인천역 누가 찾나"

인천 중구 동인천역 지하상가 남광장 방향 남자화장실. 4일 현재 이 화장실은 합판 여러 장으로 벽이 쳐져 수개월째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 중구 동인천역 남광장 방향 지하상가 화장실이 수개월째 폐쇄된 채 방치돼 지하철 이용객과 상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관계기관들은 화장실이 폐쇄된 사실도 모른 채 서로 관리주체가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4일 찾은 동인천역 남광장 방향 지하상가 남자화장실은 합판 여러 장으로 벽이 쳐져 소변기를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수개월 전 누군가가 화장실을 막은 뒤 방치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인천역 지하상가에는 남광장 방향과 북광장 방향에 공중화장실이 각각 1개씩 있다.

북광장 방향은 남자화장실(좌변기2, 소변기3)과 여자화장실(좌변기4)을 ‘동인천 5개 지하도상가 연합회’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어 관리가 잘 되는 데 반해, 남광장 방향은 ‘동인천역사 주식회사’의 점용기간이 끝나면서 관리주체가 애매해졌다.

국내 최초 민자역사로 알려진 동인천역사는 1989년 30년 점용허가를 받아 운영해오다 2010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공사를 마친 뒤 상가를 분양했지만 분양자들과 전세권·근저당권 설정, 시공업체와의 공사비 문제 등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지역의 랜드마크였던 건물이 십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동인천역사 주식회사에 3개월 안에 원상복구를 명령했지만, 점용권 연장을 요구하며 동인천역사 주식회사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소유권과 관리의무가 붕 떠버렸다.

공단 관계자는 “관리주체는 공단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장실을 누가 막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인천역사 주식회사 역시 “우리는 화장실을 관리한 적 없다. 공단에서 관리하는 것 아닌가”라며 “화장실을 막은 것 역시 우리가 아니다”고 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인천 중구와 동구는 화장실이 폐쇄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중구는 동인천역사와 남광장을 관할한다. 중구 관계자는 “화장실이 폐쇄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쪽 화장실은 역사를 관리하는 주체가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북광장을 관할하는 동구 관계자도 같은 답변이었다.

문제는 중구와 동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동인천역에 공중화장실은 이곳 지하상가에 있는 두 군데 뿐이라는 점이다.

특히 북광장은 동구에서 많은 행사를 치르는 장소여서 그때마다 지하상가 화장실은 한바탕 난리를 치른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또 화장실이 폐쇄되면서 역 주변의 노숙자들이 남광장과 북광장 화단에 소변을 보는 일이 더 잦아져 역사 이용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관리주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관계당국 모두 책임을 떠넘기는 게 문제”라며 “어느 누구도 언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답을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조차 사용이 불편한데 누가 동인천역을 찾겠나”라며 “이런 작은 문제조차 해결하지 않으면서 원도심 재생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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