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한국당, 선거 끝나고도 '또' 부채 공방
"차기 시정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박남춘(왼쪽) 인천시장 당선인과 유정복 인천시장.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지 2주가 지났지만 인천시 부채를 놓고 벌이는 지루한 설전은 여전하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27일 논평을 통해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 측은 지방재정법 상 부채가 아닌 것까지 모두 긁어모아 ‘잠재적 부채’라는 해괴망측한 단어를 사용해 시민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은 선거가 끝나고도 끊임없는 거짓말로 부채감축 성과를 왜곡시키고 (유정복 시장의) 시정을 흠집 내고 있다”며 주장했다.

전날 박 당선인의 인수위격인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재정?예산 분과 보고에서 기존 부채 10조원에 잠재적 부채 5조원이 더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발이다.

당시 준비위는 공기업을 포함한 시 전체 부채는 10조 613억원(2017년 12월 기준, 시 본청 2조 2449억원, 인천도시공사 6조 7834억원, 인천교통공사 1630억원 등)이고, 이밖에 5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 부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인천시당은 “행정안전부도 부채로 보지 않는 내용을 부채로 돌려 시민들께 혼돈과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며 “선거기간 동안 박 당선인이 한 수많은 거짓말을 더 큰 거짓말로 은폐하고 시선돌리기를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방은 2주 전 선거는 물론 2010년?2014년 인천시장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2010년 송영길(민주당, 계양을) 당시 후보가 안상수(한국당, 중?동구?강화?옹진군) 현역 시장과의 격차를 좁히고 선거를 뒤집는 데 ‘부채 프래임’이 효과적으로 쓰였다.

4년 뒤 현역 시장이었던 송영길 의원은 당시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들고 나온 ‘부채?부패 프래임’에 같은 방식으로 무릎을 꿇었다.

시장선거에서 매번 부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인천엔 부채 말고 이슈가 없냐”, “민생과 부채가 무슨 상관이냐”는 등의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들의 선거 논리가 시정에까지 개입돼서는 안된다”며 “차기 시정부는 부채 시민들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도 “유정복 시장은 빚을 갚느라 아무 일도 안했다는 말이 나온다”며 “박 당선인도 4년 뒤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잠재적 부채’라는 개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의 관심은 부채가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정치인들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같은 망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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