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현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지현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휴가철이 다가온다. 마음은 벌써 휴가지로 떠나있을 수 있는데, ‘안전’이 강조되는 요즘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예방접종이 안전한 여행의 시작이 아닐까.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홍역 발생 현황’을 보면, 2012년 2명, 2013년 107명이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70명으로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에 이미 홍역 퇴치를 선언한 나라로 국내 토종 홍역바이러스는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증가하는 홍역은 해외로부터 유입과 그에 따른 전파가 주된 원인으로, 올해 발생한 환자 370명 중 해외에서 감염돼 들어온 경우가 13명이고, 이들에게 전파된 경우가 307명으로 전체 홍역 환자의 86.2%가 해외여행과 관련이 있다. 이는 최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홍역이 급증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홍역을 비롯해 황열ㆍ수막알균ㆍA형 간염ㆍ장티푸스ㆍ인플루엔자 등 여행지에서 발생 가능한 감염질환 중 많은 경우는 적절한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우선 홍역의 경우 MMR(홍역ㆍ유행성이하선염ㆍ풍진)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는 출국 2~4주 전 2회 접종을 완료하거나 적어도 1회 접종해야 한다.

황열과 수막알균의 경우는 접종하지 않을 시 여행국가에 따라 입국이 되지 않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열은 황열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 생기는 감염질환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황열 위험국가는 생후 9~12개월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입국 시 국제 공인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황열 예방접종은 다른 예방접종과 다르게 국립의료원과 국립검역소에서만 접종할 수 있다.

수막알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 순례에 필수적이며,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예방 효과를 위해서는 여행지 도착 최소 10일 전까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외에도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예방약 복용이 있는데, 말라리아가 대표적이다. 말라리아는 고열과 오한이 대표적 증상으로, 해외 일부 지역에서 감염되는 말라리아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해 유의해야한다.

약제에 따라서 해외여행 출국 전 길게는 2주에서 짧게는 2일에 시작해 귀국 후 1주에서 4주까지 복용하는 등 복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출국 전에 충분한 여유기간을 두고 예방약 복용에 대해 의사와 상담해야한다. 또한 말라리아는 예방약 복용과 함께 말라리아를 감염시키는 모기에 물리지 않게 모기장ㆍ곤충기피제 등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해외여행 정보를 얻는 데 질병관리본부 스마트폰 앱 ‘질병관리본부mini’ 중 ‘해외여행 건강도우미’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사이트가 유용하다. 또한 해외여행 전 적절한 감염 예방을 위해 출발 2주 이전에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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