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유정복 후보 '빨간옷' 벗었다…인물론 강조하나
한국당 유정복 후보 '빨간옷' 벗었다…인물론 강조하나
  • 최태용 기자
  • 승인 2018.06.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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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셔츠 입고 朴·洪 거리두기?
"벗어야 하나…", 다른 후보들도 고민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4일  남구 학익동 법조타운 먹자골목에서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제공 유정복 캠프)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4일 남구 학익동 법조타운 먹자골목에서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제공 유정복 캠프)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상의를 벗고 선거 운동에 나섰다.

유 후보는 4일 오전 인천 서구발전협의회 지지선언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행사는 선거사무소 실내에서 진행됐고 당시 빨간 바탕에 하얀 글씨가 새겨진 점퍼를 입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외부유세 일정은 이 빨간 상의를 벗고 나타났다.

흰색 와이셔츠 위에 역시 흰색 바탕에 ‘일 잘하는 인천시장 후보 유정복 2’가 검은 글씨로 써진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과 만났다. 어깨띠에도 ‘자유한국당’이라는 글씨와 상징 마크가 왼팔로 충분히 가릴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왼쪽 하단에 새겨져 있었다.

유 후보는 전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함께 한 문학야구장 유세에도 같은 복장을 하고 나왔다.

한국당의 공식 선거복장은 빨간 바탕에 하얀 글씨,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 두 가지다. 긴팔 점퍼와 민소매 조끼 두 가지 형태다.

유 후보의 복장 변화에 대해 당과 거리를 두고 인물론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홍준표 한국당 당대표는 물론 친박(친박근혜) 이미지와 선을 그어야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실제로 유 후보는 지난달 28일 홍 대표가 인천 남동구를 찾아 지원유세를 벌였지만 함께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4월 3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상회담의 성과를 폄훼하는 홍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판한 바 있다.

또 이번 선거 공보물에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을 삭제하기도 했다.

유정복 후보 캠프 관계자는 “특별한 정치적 의도는 없다. 어제, 오늘 날씨가 더워 와이셔츠를 입은 것”이라며 “당명과 상징 마크가 작게 나와 어깨띠는 다시 제작을 맡겼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이재호 연수구청장 후보, 유제홍 부평2 선거구 시의원 후보, 제갈원영 연수4 선거구 시의원 후보.(사진제공 각 후보 캠프)
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이재호 연수구청장 후보, 유제홍 부평2 선거구 시의원 후보, 제갈원영 연수4 선거구 시의원 후보.(사진제공 각 후보 캠프)

‘빨간옷’을 벗는 건 유 후보만의 고민은 아니다.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와 시‧군‧구의원 후보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후보는 “빨간 점퍼를 벗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요구가 많다. 고민이 크다”면서도 “선거만 보고 유불리를 따져 당 정체성을 버리는 건 나에게 맞지 않다. 빨간 점퍼를 계속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홍 인천시의원 (부평2, 부평3·산곡3·4·십정1·2) 후보도 “선거 판세가 보수에게 어렵다보니 그런(빨간 옷을 벗어달라는) 요구가 있다.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면서도 “당이 지정한 공식 복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실력을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민 없이 빨간 옷을 택한 쪽도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 후보는 “나의 정체성, 이념을 드러내는 게 당의 공식 복장이다. 이를 유권자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게 후보로서의 임무”라며 “공식 복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갈원영 (연수1, 선학‧연수2‧3‧동춘3) 시의원 후보도 “특별히 고민해보지 않았다.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니 공식 복장을 입고 선거에 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옷을 바꿔 입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