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1, 2번 자격없어” … 유정복 “문병호도 기아차 이용"
한국지엠차 구매와 유세차 이용은 정의당 김응호 유일

인천시장 선거에 한국지엠차 구매 여부 쟁점 부각

인천시장 선거에 후보자들의 한국지엠 차량 구매 여부가 정가를 달구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 타협에 기초한 지엠과 산업은행의 협상 타결로 당장 철수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화두다.

한국지엠은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1, 2차 협력업체와 또 1, 2차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30만명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산업이며, 인천경제 지역내총생산(GRDP)의 약 20%를 산업이다. 인천지역 수출 비중의 22.6%를 차지해 인천항 물동량의 핵심이기도 하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올해 3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지엠과 그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약 5만 2000명을 직접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천 총고용 35만 3000명의 15.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에 지난 2일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는 ‘쉐보레와 함께하는 인천경제살리기 워킹페스티벌’이 열렸다. 행사 취지는 ‘한국지엠 조기 정상화와 인천경제살리기’였고, 한국지엠 자동차 구매를 호소하는 행사였다.

문병호, “한국지엠차 안타는 1, 2번 인천시장 자격 없어”
유정복, “허위사실 유포… 문병호 후보도 기아차 이용”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후보들. 왼쪽부터,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 김응호 정의당 후보

시장 후보들의 한국지엠차 구매 여부에 대한 비판은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와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했다.

문병후 후보는 지난 3일 “지역과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한국지엠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때에 1, 2번 시장 후보들은 현실을 외면한 채 다른 세상에 사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한 뒤, “후보재산등록(차량) 현황에서 드러나듯이, 지엠 캡티바를 타는 문병호와 현대기아차를 타는 1, 2번 후보를 보고 ‘누가 인천시장 적임자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박남춘 후보와 유정복 후보를 쏘아붙였다.

그러자 한국당 유정복 시장 캠프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 캠프는 “유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한국지엠 캡티바를 타고 있었다. 문 후보 측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은 채 경솔하게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작 문 후보는 인천언론인클럽 주관 TV토론회에 본인의 기호 3번 홍보 포스터가 부착된 기아(카니발) 차량에 탑승해 도착했다”며 “차량 뒤편에 포스터가 부착된 점으로 미뤄, 이 차량은 문 후보가 상시 타고 다니는 차량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용한 차량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후보 캠프는 “한국지엠 차량을 이용하는 인천시장 후보는 유정복 후보가 유일하다”며 “민주당 박남춘 후보도 지난 2일 ‘쉐보레와 함게하는 인천경제살리기 워킹페스티벌’에 기아 카니발 리무진을 타고 왔고, 오후 TV토론회도 동일 차량을 타고 왔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차 구매하고 유세차 이용은 정의당 김응호 유일

유정복 후보 캠프의 주장대로 한국지엠 차량을 이용하는 인천시장 후보는 유정복 후보가 유일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한국지엠 차량을 구매하고 유세차로 이용하는 후보는 정의당 김응호 후보가 유일하다.

문병호 후보가 지적한 대로 유정복 후보의 재산공개 현황을 보면 유 후보의 배우자는 현대차 그랜저를 소유하고 있고, 유 후보는 인천시체육회장을 맡고 있다 보니 체육회가 구매한 버스 등을 소유하고 있다.

유 후보가 구매한 한국지엠차는 없으며, 선거운동기간 렌트한 한국지엠차 캡티바를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 박남춘 후보의 재산공개 현황을 보면 박 후보 역시 한국지엠차가 없다. 박 후보 배우자는 2010년식 현대차 제네시스와 2016년식 제네시스 두 대를 소유하고 있으며, 박 후보는 기아차 카니발을 렌트해 사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2012년식 캡티바를 구매 사용 중이다. 문 후보는 국회의원 재직 시에도 한국지엠 토스카를 렌트해 사용했는데, 유정복 후보의 지적대로 지난 TV토론회 때 기아의 카니발을 이용한 게 화근이 됐다.

인천시장 후보 중 유일하게 한국지엠차를 구매하고, 한국지엠차를 유세차로 쓰는 후보는 정의당 김응호 후보다. 김 후보는 지난해 소형 SUV 트랙스를 구매했고, 선거운동 기간에 한국지엠 올랜도를 유세차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 공공기관 한국지엠차 구매율 17.2%
인천시 17.7% 부평구 54.1%… 한국전력 51.4%

한국지엠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 일부 모습.<사진제공ㆍ부평구>

한국지엠이 ‘지엠의 한국 철수’설에 휘청거리자, 인천시와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역 국회의원, 인천대, 시민사회단체 등은 인천지역 자동차산업 발전을 꾀하기 위해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공동대표 이강신ㆍ유필우ㆍ조동성, 이하 협의회)를 설립했다.

협의회에는 인천지역 공공기관과 시민사회단체 116개와 관련 기업 61개가 참여했다. 협의회는 한국지엠차 판매 촉진을 위해 지난해 가을 한 달간 인천시와 10개 군ㆍ구를 순회하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지역 공공기관의 한국지엠차 구매율은 17%에 불과하다. <인천투데이>이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한국전력인천본부 등 인천에 소재한 공공기관 96개의 차량등록(3095대) 비율을 조사한 결과(2018년 3월 기준), 현대차가 51.7%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기아 19.9%, 한국지엠 17.2%, 쌍용 3.8%, 르노삼성 3.0%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타는 4.3%였다.

인천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천시 전체 513대 중 현대가 50.1%로 가장 많았고, 기아 23.6%, 한국지엠 17.7%, 쌍용 4.5%, 르노삼성 0.7%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기초자치단체 중 한국지엠 차를 가장 많이 구매한 곳은 부평구로 조사됐다. 부평구는 61대 중 한국지엠 차량이 33대로 54.1%를 기록했고, 뒤이어 계양구는 67대 중 30대로 44.8%를 기록했다.

지자체를 제외한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전력인천본부가 142대 중 73대를 한국지엠 차를 구입해 51.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인천항만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는 한국지엠차가 한 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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