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선거 3파전... 민주당 윤종기·한국당 민경욱·정의당 이정미 대리 전초전

연수가 ‘보수텃밭’ 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

인천의 강남이라 불렸던 연수구가 ‘보수텃밭’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젊은 세대의 유입과 국정농단에 대한 실망으로 연수구는 변했다.

2010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야권연대로 고남석 구청장이 당선됐고, 2016년 총선에선 연수구갑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의 박찬대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연수구을에선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현 한국당)이 44.4%로 당선됐지만, 민주당 윤종기 후보 (37.1%)와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18.6%)의 표를 더한 표가 더 많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대가 파기되지 않았다면 모를 일이다.

지난해 5월 19대 대선에는 탈보수화가 더 두드러졌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4%를 기록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0.2%를 기록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3.%)에게 2위를 내줬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모두 7%에 머물렀다.

서울 표심을 말할 때 정치1번지 종로와 신정치 1번지 강남을 꼽는다면, 인천에선 부평과 연수구다. 그리고 연수구선거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선거구는 외부에 송도국제도시로 알려진 연수구 1선거구(송도 1ㆍ2ㆍ3동)이다.

인천시의원 연수구 1선거구(=연수구의원 가선거구와 지역이 동일)는 연수구을에 속해 있는 곳으로, 이번 선거는 사실상 2020년 총선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연수구을선거구는 송도1ㆍ2ㆍ3동에 옥련1동과 동춘1ㆍ2동이지만, 옥련동과 동춘동의 인구는 적고, 인구가 더 많은 송도는 계속 인구가 유입 중이라 사실상 송도 표심이 승패를 좌우하는 지역이다.

특히 연수구 1선거구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이목을 끄는 이들의 대리전 양상 때문이다. 연수구을의 현재 국회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고, 여기다 2020년 총선을 위해 이 지역에 도전장을 내민 이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이다. 민주당에선 윤종기 전 후보의 출마가 점쳐진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의원과 구의원 후보 역시 민경욱 의원, 이정미 의원,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의 낙점과 지원을 받아 출마하는 이들이다. 특히, 정의당 후보들은 모두 현재 이정미 의원의 보좌관과 비서관이다.

연수구 1선거구 시의원 후보.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김희철, 한국당 정창일, 정의당 신길웅.

시의원 3파전, ‘GTX’는 공통… 송도 분구, 남북경제특구 눈길

우선 연수구 1선거구 시의원선거는 민주당과 한국당, 정의당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민주당에선 김희철 후보가, 한국당에선 정창일 현 시의원이, 정의당에선 신길웅 후보가 나선다.

김희철(49) 후보는 현재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이고, 전에 새천년민주당 중앙당 인사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김 후보는 식품위생법을 두 차례 위반해 벌금 200만원과 500만원을 받았다.

김 후보는 ▲송도워터프런트 추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송도1동 쓰레기수거 시스템 개선 ▲마을버스 운영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국당 정창일(67)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때 처음 당선됐다. 인하대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고, 현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과 예결위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창일 후보는 대동기전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게 최근 <뉴스타파>의 탐사보도로 드러났다.

정 후보의 주요공약은 ▲송도특별자치구 추진 ▲송도워터프런트 추진 ▲송도세브란스병원 원안추진 ▲국공립 어린이집 오후 9시까지 운영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등이다.

정의당 신길웅(44) 후보는 이정미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다. 명지전문대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현재 인천시아파트연합회 회장과 재인 충남도민회 태안군민회 이사를 맡고 있다. 신 후보는 학생운동 당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나중에 사면복권 됐다.

신 후보는 ▲‘함께 APT’ 공동체 지원체계 구축 ▲초·중·고 확충과 도서관 신설 ▲악취와 미세먼지 대책 마련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추진과 M버스 확충 ▲송도 남북경제협력특구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김희철, 바람 타고 온 낙하산 악재

한국당 정창일, 낮은 당 지지율 극복 과제

정의당 신길웅, 제1야당 교체 먹힐지 관심

연수구 1선거구 시의원선거와 연수구의원 가선거구는 선거구가 같다. 4년 전 정창일 후보는 같은 선거구에서 57%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19대 대선 때 표심은 달랐다. 같은 선거구(=송도)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3.4%를 기록했고, 한국당 홍준표는 18.5%로, 인천 평균인 20.9%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23.1%, 바른정당 유승민 8.7%, 정의당 심상정 5.9%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 김희철 후보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김희철 후보는 송도에서 지역활동 경험이 없어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의 높은 지지율을 후보에 대한 지지로 끌어내는 게 과제다.

한국당 정창일 후보는 반대로 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4년 전에는 큰 표 차이로 이겼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게다가 2년 뒤 총선과 결부돼 있는 만큼, 이번 선거 때 최대한 지지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한 과제다.

정의당 신길웅 후보는 이번 선거 때 제1야당 교체로 가는 징검다리를 마련하는 게 과제다. 2년 뒤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출마가 예정된 만큼, 우선 이번 선거 때 한국당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정의당의 ‘오비 이락(5번이 날아야 2번이 떨어진)’ 전략에 송도표심이 어떻게 답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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