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인천 방문, 일정 없지만 만나지 않는 유정복

유정복(왼쪽)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와 홍준표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천을 찾지만 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심을 의식한 유 후보가 홍 대표와 재차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홍 대표는 28일 인천 남동구를 찾는다. 오후 3시30분 남동산단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4시30분부터는 소래포구 상인들과 만난다.

유 후보는 오후 3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인천선관위에서 짧은 행사를 소화한 뒤 오후 10시 TV토론회까지 일정이 없다.

홍 대표의 인천 일정은 2시간 정도 되지만, 유 후보는 이날 일정에 홍 대표와의 만남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선거철 당대표 등 핵심 지도부가 지역을 찾을 때 자당 후보와 만나지 않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 자체가 사실상 강력한 선거운동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의 방문은 유권자들에게 ‘당이 우리 지역을 이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후보 본인이 언론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다.

유정복 후보가 이와 같은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건 결국 홍 대표를 가까이 해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이미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와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며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특히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인천시당의 한 관계자는 “유 후보만이 아니라 지방선거 후보 대부분이 ‘거길(홍준표 대표가 방문하는 곳) 왜 가냐’는 식의 반응이다”며 “유 후보도 홍 대표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TV토론회 준비로 시간이 나지 않는 것뿐”이라며 “고의적으로 홍 대표를 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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