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동문협의회 “입학취소하라”
인하대, "문서보존 기한지나 확인불가"

대한항공 항공기의 모습.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과 폭력에서 시작된 사태가 내부 고발로 밀수까지 드러나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고발자는 9년 동안 밀수품을 운반했다고 폭로했다. 관세청은 평창동 조양호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고, 경찰은 조현민 전 전무에게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한항공 전현직 임직원 모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고 조 회장 일가에게 경영 일선에서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4일 저녁 7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1차 광화문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인천에서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하대를 중심으로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인하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와 인하대교수회 등은 오는 8일 오전 인하대에서 한진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고 인하대에서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인하대에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질 외에도 조원태 사장의 부정입학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998년 6월 조원태 사장(당시 21살)이 그해 1학기에 부정입학한 사실을 적발하고, 당시 편입학 심사위원들에 대해서도 중징계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인하대교수회 등은 조원태 사장의 취득학점 등이 입학자격이 안되는 부정입학이라며 반대했지만, 한진은 입학을 밀어붙였다.

교육부는 당시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던 조원태 사장이 학사과정을 제대로 수료하지 않았고, 취득학점이 자격에 미달하는데도 학칙을 달리 적용해 3학년에 편입학시켰다고 지적했다.

조원태 사장은 1995년 미국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 입학했다. 이 학교의 인정학점은 60학점에 평점 2.0이다. 조원태 사장은 졸업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만을 이수했다.

당시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3학년 편입의 경우 국내외 4년 대학에서 2년 과정 이상을 수료했거나 졸업 예정자여야 한다. 또는 전문대졸업자이거나 졸업예정자여야 한다.

그런데 조원태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에서 33학점만을 이수했다. 조원태 사장은 1997년 편입학을 하려고 했으나 자격이 안 됐다. 그래서 1997년 2학기 때 인하대에 교환학생자격으로 와서 21학점을 취득한 뒤 이듬해 편입학했다.

그러나 21학점을 취득했어도 취득학점이 54학점에 불과해 미국 대학의 졸업 요건인 60학점에 모자라는 것이다. 이에 당시 해당 학과는 편입학 자격이 안 된다며 반대했으나, 조 회장 일가는 조원태 사장의 입학을 강행했다.

이혁재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조양호 이사장의 아들 조원태씨의 부정편입학 사실이 드러났다. 조 씨는 국적기 대한항공의 사장이자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이며,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을 사람이다. 위법한 일이자 도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다”라며 “당장 입학을 취소하고 이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투데이>은 한진그룹에 반론과 해명을 요청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금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인하대학교에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인하대 관계자는 “편입학원서 등의 관련 문서 보존기간이 지나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당시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됐으나, 불법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