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한국당 “정신 차려야”
일체 정치 발언 자제하던 유 시장 이례적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왼쪽)과 홍준표 당 대표(오른쪽) 사진출처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라는 글을 올리고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남북관계가 더욱 진전 되고 있고,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여야정당이 정상회담 개최와 판문점선언을 환영하는 데 비해, 한국당만 국민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홍준표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정복 시장은 “이제는 할 말 하겠습니다. 오늘 현 정치 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라며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는 글을 올렸다. 유 시장은 그동안 정치적 발언을 자제했던 만큼 이례적인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유 시장은 우선 “나는 인천시장으로서 오직 시정에만 전념하면서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왔다. 부도직전의 인천을 구하고, 300만 시민의 삶을 구석구석 살피고 돌보는데 몰두하는 것이 진정 시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라며 입장표명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유 시장은 “그러나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을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이제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된 정치에 대해서는 과감히 비판하고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의 진정한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데다 홍준표 대표의 ‘위장 평화 쇼’ 발언 이후 당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곤두박질하자, 이 상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작심하고 비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시장은 홍준표 대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시장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 시장은 “특히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홍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런 뒤 “그리고 문재인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환상적 미래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숱한 과제와 함께 예상되는 위험성도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며 “특히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어떠한 통일전략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시장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판문점선언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실향민 2세로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유 시장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치인들이 지혜를 모아서 북핵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크다”며 한국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보수야당인 한국당도 이번 판문점선언이 수십 년 동안 이어져왔던 김일성 3대 세습정권의 허울 좋은 위장평화공세로 끝나지 않고, 합의가 제대로 이행돼 완전한 북핵폐기와 한반도평화정착기반 조성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지켜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외교통일분야에 여야가 없다'는 말을 인용해 “북핵폐기와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집권경험을 가진 야당으로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유 시장은 인천이 북한과 경계를 접하고 있는 만큼 “인천은 판문점선언에 언급된 남북 간 교류협력에 대한 의지와 시행방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런 뒤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조속히 이행되고 교류협력방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인천이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인천발전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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