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통받은 만큼 좋은 결과 있었으면"

연평도에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남북정상회담이 진행 된 27일 서해5도 주민들은 기대가 남다르다.

서해5도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남북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한반도의 ‘화약고’임과 동시에 평화통일의 전초기지다.

하지만 서해5도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하루하루를 위험과 불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도서지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것이 아니라 ‘서해5도’라는 특성 속에서 국민으로서 살아갈 보편적 권리마저 빼앗긴 채 살고 있다.

주민들은 이동권 문제뿐만 아니라, 어업을 하면서도 군사시설 보호법 등 접경지역이기에 많은 부분을 제약 당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주민들이 아니다. 누군가는 안보를 이유로, 누군가는 평화를 이유로 주민들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평화는 생존의 문제다. 분단 이후부터 계속된 제약받는 삶에서 평범하고 보편적인 삶의 전환점이기에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환선 백령도 선주협회 부회장은 바다에 있어서 나가서 정상회담 장면을 지켜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제 정상회담도 하고 그러니까 남북이 공동으로 조업 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연평도 어촌계 건물에 태극기와 함께 한반도기가 게양됐다.(사진제공ㆍ연평도 어촌계)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남북정상회담은 엄청난 역사적 순간이다. 우리(서해5도 주민들)가 그동안 고통 받았던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연평도 포격 같은 군사도발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수십년 간 이어진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도 해결 되고, 어민들이 자유롭게 조업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북에서 내려온 어르신들도 늦기 전에 고향 땅을 밟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박태원 계장이 말한 것처럼 주민들이 정상회담에 바라는 기대감은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분계선 등으로 제약된 어장 확장과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해상파시 등이다. 섬 주민들뿐만 아니라 서해5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백령도로 복귀중인 해병대 A 일병은 “남북정상들의 만남을 환영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체제가 구축되서 젊은이들이 생업과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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