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가격경쟁입찰 전 유찰에 ‘몰아주기’ 의혹 … 인천테크노파크, “그럴 리 없어”

사진은 송도 확대단지 조감도로 1번은 송도사이언스빌리지 2차단지 조감도, 2번은 IT센터 조감도, 3번은 AT센터 조감도, 4번은 메카트로닉스센터 조감도, 5번은 BT센터 조감도. (사진출처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가 실시한 AT(=자동차부품)센터 조성사업 건설사업관리용역 입찰이 본 경쟁에 해당하는 가격경쟁입찰을 실시하기도 전인 지난 10일 유찰됐다. 이는 처음 있는 일로 업계에선 초유의 사태로 보고 있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이하 인천테크노파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5ㆍ7공구 내 들어서는 AT센터 조성사업의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2월 입찰을 공고했다.

AT센터는 인천테크노파크가 송도 5ㆍ7공구 확대산업기술단지 연구시설용지 1만 5000㎡에 지하2층 지상 33층 규모로 조성하는 시설로, 시행사는 특수목적법인 주식회사 에이티(AT)이고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인천테크노파크는 이 건설사업 공정관리와 감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건설사업관리용역 입찰을 실시했다. 사업기간은 30개월이고, 사업금액은 약 57억원 규모다.

입찰방식은 우선 사업수행능력평가로 서류상 업체의 참여기술자와 수행실적을 평가해 90점 이상을 받은 업체를 뽑고, 여기서 다시 2차로 기술평가위원회의 기술제안서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은 업체를 선정한 뒤, 이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경쟁입찰을 실시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1차 서류평가에선 6개 업체가 90점 이상을 받았다. 그런데 기술평가위원회의 기술제안서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은 업체가 H컨소시엄 한 군데에 불과해 입찰이 자동으로 유찰됐다.

일반적으로 소수점 단위에서 낙찰자가 결정되고, 가격입찰에도 통상 복수의 업체가 올라와 경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격 입찰을 실시하기도 전에 입찰이 유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이는 그동안 입찰에서 전례가 없던 일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입찰과정에 ‘특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 G씨는 “가격경쟁입찰을 실시하기 전에 유찰 됐다는 것은 역대 유래가 없는 일로, 굉장히 수상한 일이다. 이는 기술평가위원들이 특정업체를 몰아줬다는 얘기 밖에 안 된다”며 “사전에 입찰 관련 정보가 새 나갔던가, 사전에 담합이 있었다던가, 누군가 평가위원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게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테크노파크 또한 기술제안평가 때 한 군데만 통과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테크노파크는 10일 오후 긴급대책회의를 열었고 내부 논의를 거쳐 ‘유찰’을 결정한 뒤, 11일 오전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결과를 통보했다.

인천테크노파크 단지조성팀 관계자는 “처음 있는 일이기에 유찰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며 “(업계에서) 제기되는 의혹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지조성팀 관계자는 “우리는 기술평가위원들의 평가 결과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이 이런 평가를 한두 번 한 게 아니라, 점수를 몰아주면 유찰 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몰아줄 리 없다”고 업계의 의혹을 반박했다.

인천테크노파크는 이번 유찰에 대해 다음 주 까지 열흘 간 이의신청을 받고, 이의신청이 끝나면 입찰을 다시 공고할 계획이다. 인천테크노파크의 계획과 달리 업계의 반발이 심해 이의신청 기간에 특혜 의혹은 더욱 확산 될 전망이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재공고 전에 진상규명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감사원 특별감사 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특별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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