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생 조민경, 91년생 김경환 후보 출사표
'얄궂은 운명' 같은 선거구 '송도'에서 선의의 경쟁
"문턱 낮춰 청년들의 현실정치 참여 늘려야"

지방선거는 청년들의 정치 등용문으로 통한다.

인천은 2010년 제5대 지방선거에서 34세의 전국 최연소 광역의원을, 2014년 제6대에서 다시 기록을 갈아치우며 27세의 광역의원을 배출했다.

하지만 시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뒤 치러지는 첫 선거에서 청년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더 어려워졌다.

11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인천의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모두 367명으로 평균 연령은 52.8세다. 현역 단체장과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유력 후보들까지 따지면 평균연령은 60세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30대 후보는 17명으로 4.6%다. 광역의원 후보가 5명으로 전체 90명 가운데 5.6%를, 기초의원 후보는 12명으로 205명 가운데 5.8%를 차지한다.

20대는 씨가 말랐다. 모든 선거구를 통틀어 단 2명으로 0.5%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조민경 예비후보와 자유한국당의 김경환 예비후보가 주인공인데, 각 92년생(만 25세)과 91년생(만 26세)이다.

재미난 건 두 후보가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는다는 점이다. 기초의원 연수구가선거구(송도1·2·3동)에 출마한 두 후보는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 역시 낮지 않다. 민주당과 한국당 현역 구의원이 버티고 있지만 3인 선거구로 개편되면서 당선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인천투데이>이 인천의 지방의회 평균연령을 확 낮춰 줄 두 후보를 만났다.

조민경(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김경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민경 : 송도1·2·3동 연수구의원 예비후보 조민경입니다. 민주당 연수을 지역위원회 간사와 청년부위원장을 맡았었고, 지금은 민주당 인천시당 청소년교육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행복by행동 연구소 소장으로 청소년과 그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김경환 : 연수구가선거구 구의원 예비후보 김경환입니다. 한국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 청년분과위원과 인천시당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습니다. 2030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직접 맞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 지방선거 출마 계기는

김 : 대학교 총학생회 임원으로 봉사할 때 학우들의 의견을 현실화시키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청년의 시각으로 내가 사는 도시를 바라보고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로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보고자 출마하게 됐습니다.

조 : 20대 청년도 지역정치에 얼마든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출직이야말로 정치참여의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청년들이 기성정치의 대상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정치의 직접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핵심 공약은

인천 기초의원 선거 연수가(송도1·2·3동) 선거구에 출마한 조민경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조 :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르게 알리기 위한 연수시티투어, 교통안전을 위한 3D 횡단보도 설치, 건강한 연수구를 만들기 위한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 조성 등입니다.

김 : 송도 분구 계획 수립,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마다 버스정류장과 CCTV를 설치하는 주변 환경설계, 명품학원가 조성 등입니다.

- 선거운동에 있어 어려운 점은

조 : 강연 다니며 모은 돈이 있지만 선거는 예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세차량과 유급 선거운동원을 쓰지 않으며 돈 안 쓰는 선거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자원봉사자 분들과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선거사무장과 회계를 맡아주고, 부모님에게 금전적 도움도 조금 받았습니다. 선거비용 상한액 4800만원보다 훨씬 덜 쓸 계획입니다.

김 : 방위산업체에서 대체복무하며 모은 돈과 부모님 도움도 받아 선거를 치를 계획입니다. 저도 가족들이 사무장과 회계를 맡아줬습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금은 주로 몸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송도 1·2·3교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다든지, 상가를 찾아다니며 얼굴을 알리고 있습니다. 송도는 상가가 밀집돼 있어 한 건물에서 많은 분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물이 모두 높고 넓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조 : 공감합니다. 아파트는 외부인 출입이 어렵고, 원도심과 달리 걸어다니며 얼굴을 알리기 힘듭니다.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허허벌판이거나 인구밀집지역의 간격이 너무 넓습니다. 상가 위주로 얼굴을 알리면서 경선 때까진 권리당원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인천 기초의원 선거 연수가(송도1·2·3동) 선거구에 출마한 김경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김 : 가까운 곳에서 먼저 듣고 강한 추진력으로 인정받는 진정한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목표입니다. 어느 자리로 올라가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안보 이념과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부분 때문에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지난해 3월 입당했습니다. 부패의 낙인이 찍힌 보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조 : 장기적으로 정치를 꿈꾼다면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속속들이 알아야 합니다. 우리 지역 돈가스가게 아주머니의 자녀는 몇 명인지,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은,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요구는, 522번 버스 기사님의 고충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주민들의 삶과 피부에 와 닿는 변화, 더 행복한 변화를 주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도 지역 주민들이 정해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 지방자치 강화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조 : 중앙으로 집중된 권한과 통제를 벗어나면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민이 지역 정책의 결정권을 갖는 주민주권시대를 열어 우리나라를 바꿔야 합니다.

김 :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형식적, 제도적 변화를 앞세우기보다 지자체가 제대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양당은 내부 공천을 진행 중이다.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될 경우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현역 구의원에 밀리는 두 후보에게 불리하다. 하지만 이들은 낮은 순위를 공천을 받더라고 선거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나’번 이하의 공천은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생각을 알리기 위해서다.

조민경 민주당 예비후보는 “진정한 변화와 혁신은 당 지지율이 높은 지금 시도돼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당이 청년세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공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환 한국당 예비후보는 “보수가 뒤집어 쓴 부패 이미지를 벗으려면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도덕성과 청렴으로 무장된 젊은 일꾼들이 현실정치에 투입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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