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뇌물혐의' 재판 받는 현역 구청장 공천 대상 포함
남구?남동구, '힘의 논리'로 당협위원장이 경선 좌지우지

자유한국당이 인천의 경선지역 일부와 컷오프를 거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당내 반발이 거세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6?13 지방선거 인천지역 선거구 86곳 가운데 14곳의 경선후보 명단을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초자치단체장 5곳, 광역의원 7곳, 기초의원 2곳이다.

그런데 공관위의 이번 결정에 문제 제기하는 후보가 적지 않다. 인천 동구청장 경선에서는 이환섭, 이정옥 예비후보가 문제 제기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흥수 구청장을 경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환섭 후보는 “뇌물 혐의로 기소된 이흥수 구청장은 당규상 당원권이 정지되고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며 “한국당이 보수정당으로서 변화해야 할 때 이런 구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옥 후보도 “이흥수 구청장은 재판 과정에서 본인이 공천을 받기로 돼있다는 식으로 말했다.(인천투데이 4월 5일 보도) 당에서 원칙을 어기고 있다”며 “자격 없는 후보와 경선을 치를 수 없다”고 했다. 현재 두 후보 모두 시당과 공관위에 문제 제기한 상태다.

시민단체도 거들고 나섰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8 인천 중?동구 지방선거 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흥수 동구청장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공천 경쟁에 나서서는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는 동구 주민들과 함께 이흥수 구청장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흥수 구청장은 아들 채용을 대가로 특정 청소업체에 편의를 봐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동구청장과 남구청장 후보 경선에도 잡음이 일고 있다. 현직 당협위원장이 직접 선거에 나서거나 대리자를 내세워 힘으로 경선 대상을 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남동구청장 경선 대상에 현직 당협위원인 김지호, 이종열 예비후보가 올랐다. 당초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고 여러 차례 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강석봉 예비후보는 경선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석우 후보는 공관위 발표 직후 김지호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사리사욕의 진흙탕물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당은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를 공천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길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석봉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항상 1위를 하는 내가 이유도 모른 채 경선 대상에서 밀려났다”며 "친박 밀실공천으로 당이 벼랑 끝에 섰는데도 여전히 공천은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청장 경선은 원내(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지난 선거 본선에 나섰던 후보가 컷오프됐다. 공관위는 이영훈?임정빈 예비후보의 경선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홍일표(3선) 의원의 남구갑, 임 후보는 윤상현(3선) 의원의 남구을 당협 소속이다.

컷오프된 최백규 후보는 “지난 4년 절치부심하며 선거를 준비했는데 경선조차 참여할 수 없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나는 가장 힘든 시기 당을 지켰다. 경선 참여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우섭 현 남구청장에게 600여표 차로 석패했다.

강석봉 후보와 최백규 후보는 중앙당에 이의신청했다.

한국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경선 후보자 등록 신청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후보들의 이의 제기는 개별 사안이다. 당과 공관위에서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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