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폭력 OUT 선포식 두고 선거용 비판 … “미투 지지, 선거와 무관”

‘인천시 젠더폭력 OUT(아웃) 선포식 및 교육, #METOO with 仁(샵 미투 위드 인)’ 행사 포스터.

오는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리는 ‘인천시 젠더폭력 OUT(아웃) 선포식 #METOO with 仁(샵 미투 위드 인)’ 행사를 두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미투’를 선거에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인천여성가족재단이 주관한 ‘젠더폭력 아웃 선포식’은 오는 5일 오후 1시 30분 인천여성가족재단 대강당에서 열린다.

행사는 젠더 폭력 예방 동영상 상영, 팝페라 그룹 ‘보헤미안’의 식전 공연, 유정복 인천시장과 제갈원영 인천시의회 의장의 인사말, 시장과 함께하는 젠더폭력 아웃 선포식, 손팻말(#METOO with 仁) 퍼포먼스, 젠더폭력 아웃과 젠더 감수성 업(UP) 공감톡, 1시간 가량의 젠더폭력 예방교육으로 진행된다.

행사 제목을 보면 ‘나도 피해자’라는 것을 알리고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려 피해자 간 공감을 연대하는 운동인 ‘미투’를 인천이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행사는 피해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내용보다는 유 시장의 인사말과 유 시장과 함께하는 ‘젠더폭력 아웃 선포’, 손팻말 퍼포먼스 등 시장과 함께하는 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해 인천여성연대는 3일 논평을 내고 “미투의 본질을 몰랐던 모양이다”라며 “어떻게 아나운서에게 사회를 맡기고, 식전 공연을 벌이고 내빈 소개를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조선희 인천여성회 젠더생활정치위원장은 “미투는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자기 고백인데, 이런 행사에 어떻게 미투를 쓸 수 있는가? 미투를 이렇게 오염시키면 안된다”며 “공직사회의 누군가 미투 발언을 해서 공감을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아닌 보여주기식 행사는 누가 봐도 선거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평역 편의점에서 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이 생계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는데, 한 번의 행사비로 예산을 지출하는 것보다 이렇게 젠더 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을 지원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라며 “인천시의 여성 정책은 항상 제자리라는 비판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선거용이라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미투를 하게 되면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표명을 여러 단체나 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이번 행사도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행사로 봐야한다”고 답했다.

한편, 인천시는 내부망 사이트에 미투 피해 신고를 실명으로만 가능토록 해 ‘익명의 미투’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내부 제도를 개선해 성폭력 등 주요 사안의 경우 익명의 신고에도 감사관실이 직접 나서서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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