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의 첫 기억

박소희·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장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 준비를 시작하며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 준비를 시작하며
3. 기적을 만든 사람들1
4. 기적을 만든 사람들2
5. 기적의도서관이 우리에게 남긴 것

어떤 곳일까 무척 궁금한 마음으로 서울을 출발했다.
책읽는사회국민운동본부 안찬수 사무처장님과 신은미 간사. 그들은 기적의도서관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도맡아하는 중요한 일꾼이다.
금산을 향하는 차안에서 그들에게 금산 기적의도서관 유치 과정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금산이 궁금했다.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금산의 첫 이미지. ‘금산에 살어리랏다'라는 문구가 멀리서도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금산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그 곳에 현대식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락원(多樂園), 농민의 집, 여성의 집, 문화의 집, 청소년의 집, 보건소가 같은 모양으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건물들의 이름을 짓기 위해 무지 애를 썼다는 사실과 다락원이 많은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해설이 마음에 들었다. 건립준비위원회 분들과 첫 인사를 했지만 그들이나 나나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모른 채 서로에 대한 확인만 하는 자리였다.
많은 개관 경험이 있는 순천 기적의도서관 허순영 관장님이 어려운 시간을 내어 금산까지 와 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현장 방문을 하면서도 이것저것 세심하게 지적하시는 허 관장님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기적의도서관을 건립하는 모든 과정은 사람의 힘으로 풀어갈 것인지라, 무엇보다도 누구를 이곳에서 만나느냐가 개관의 가장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자리를 파하고 금산을 알고 싶다는 내 얘기에 박범인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장님의 안내로 금산 기행이 시작되었다. 계절을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바라본 금산은 탄성을 절로 나오게 했다.
금산의 반 적벽강 쪽을 둘러보았다. 절벽을 끼고  잔잔히 흐르는 금강의 물줄기는 보는 사람의 시름을 잊을 정도로 여유로웠으며, 금산 하면 떠오르는 인삼밭의 정경은 이 곳 사람들의 생활의 토대를 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기적의 도서관은 유치된 지방마다의 테마가 있다. 제천은 민속학자이신 관장님의 영향으로 민속놀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고, 진해는 여성학자이신 이효재 명예관장님의 영향으로 여성운동에 대한 교양이 활발하며 자원활동가들이 인형극팀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전국에 공연을 다닐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 기적의도서관 첫 출발지인 순천은 어린이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의 정형들을 만들어 이를 통해 순천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그 지방의 특색을 잘 살리는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이용할 기적의도서관을 통해 자신이 속한 지방에 대한 자긍심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는 목표와도 연결되기에 그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첫 날의 기행을 통해 금산은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그 자연을 잘 보존하고 지키려는 금산 지역주민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테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금산에는 '자연'을 테마로 하는 도서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매김하는 시간이었다. 이후 개관준비는 이를 바탕으로 준비되는 과정이었으며 금산에는 이를 뒷받침할 좋은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다음 호에는 이들을 소개하고 어떤 일들을 함께 했는지를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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