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경인운하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경제적 타당성을 왜곡 과장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 의뢰로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재검증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 비율)을 1.065로 분석했다.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소요되는 비용의 1.065배로 경인운하의 사업성이 있다는 것이다. B/C 비율이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음을, 그 이하면 경제성이 없음을 뜻한다.

그러나 KDI는 분석 과정에서 굴포천 방수로구간 공사비를 빼는 반면, 비현실적인 가상선박으로 선적용량을 올려(2500톤→4000톤) 예상 물동량을 1.6배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부풀려 B/C 비율을 1이 넘게 끼워 맞추려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치수사업으로 이미 확정돼 추진 중인 굴포천 방수로의 비용과 편익을 제외하는 것이 당연하고, 물동량은 선적량을 올린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니며 RS선박(가상선박)은 유럽 등지에서 실제 운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임석민 한신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바다와 강(하천) 겸용 바지선인 이 배는 건조비가 일반 바지선의 5배나 되고 하루 연료비가 2배로 늘어 경제성이 전혀 없다. 게다가 정부의 계획처럼 중국을 오갈 수 없다.

또, 바다에서 항해하기 위해서는 엔진이 커야 하고 엔진룸이 커지면 배가 커야 하고, 그에 따라 선원도 늘어야하는 등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선강국인 한국이 지금까지 그런 배를 1척도 건조한 적이 없다.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용역회사 DHV가 경인운하를 미끼로 경부운하의 용역을 맡기 위해 전혀 쓸 수 없는 겸용바지선을 끌어들여 무지몽매한 한국인을 속이고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임 교수의 주장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 

경인운하는 2003년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보류된 사업이다. 그 사이 경제적 타당성이 생긴 근거를 찾아볼 순 없다. ‘엉터리’ 의혹이 제기되는 KDI 보고서만 있을 뿐이다.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이 아닌 것이다.

정부는 환경만 파괴할 뿐 경제적 실익은 거의 없는 경인운하 사업에 2조 250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쓸 예정이다. 대규모 토목사업에 늘 가져다 붙였던 고용·생산 유발효과가 오히려 부실채권으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정부는 애써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차라리 경제위기로 벼랑으로 몰리게 될 빈곤층이나 실업자를 구제하는 데 힘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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