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의, “자금 경색 특단의 대책 필요”

미국에서 출발한 신용경색이 세계금융을 흔들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세계경제를 공항에 가까운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한국경제도 연초 원자재파동에 이어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최근 1998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지난 10월 24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1000이 무너져 내렸다. 딱 1년 사이 500조원이 넘는 돈이 허공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상공회의소는 최근 인천지역 기업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최근의 금융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45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95.2%가 최근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금사정 또한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기업들은 환율 급등으로 수입자금결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화대출 상환과 환 변동 금융상품 등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기관은 금리를 올리고 신규대출은 물론 대출 연장을 기피하고 있어 인천기업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정은 중소기업이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영세할수록 자금 사정이 심각했다. 중소기업 중 200인 미만 업체는 응답 업체의 48.8%가, 100인 미만 업체는 63.6%가 자금 사정이 나쁘다고 했다. 아주 나빠졌다고 응답한 기업도 18.0%나 됐다. 이에 비해 300인 이상인 대기업 중 자금 사정이 상반기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업체는 27.8%에 불과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로는 ‘원자재 구입자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기대하고 있는 적정한 금리는 ‘5%미만이어야 한다’가 56.2%로 가장 많았고, ‘5~7%대’가 36.8%로 뒤를 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응답업체의 92.8%가 ‘1100원 미만이어야 한다’고 답해, 1400원대를 훌쩍 넘은 고환율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천 기업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상의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도 이미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 실물경제의 장기 침체로 인해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조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인천상의는 아직까지는 부도난 기업이 많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기업자금 경색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가 기업은 물론 소비자 모두에게 최소한의 경제활동만 하게하고 있어 시장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영세중소기업부터 서서히 우리 경제기반은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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