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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노란택시가 흔치 않지만 예전엔 자주 볼 수 있었다. ‘하루에 노란택시 7대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까지 있었다. 노란택시를 보면 혹시 좋은 일이 생길까, 하는 기대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그런데 노란택시가 실제로 사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1월 31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시카고대학교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노란택시의 사고율이 파란택시보다 낮았다. 시카고대 연구팀은 싱가포르의 가장 큰 택시회사를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다.이 회사의 택시는 노란색이거나 파란색, 둘 중 하나. 201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2.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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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킬로그램짜리 귤 한 박스가 택배로 왔다. 유기농으로 농사지은 것을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는 지인의 글을 읽고 빛의 속도로 입금한 지 사흘 만이다. 귤 한 봉지 사둔 것이 있었지만 택배가 올 때쯤이면 싹 먹어치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귤은 아직 절반이나 남은 상태. 식구도 없는 집에 귤 한 박스라니, 이건 욕심이다.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식성이 좋고 먹는 걸 좋아했다. 아주 어릴 때 언니와 동생은 나를 ‘계란귀신’이라 불렀다. 엄마가 간식으로 삶아준 계란을 한 자리에서 세 개 먹은 뒤로 두고두고 나를 놀리는 거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2.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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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사랑스런 조카가 둘 있다. 세 살 터울의 초등학생이다. 둘 다 외동인 걸 빼면 성별, 기질, 뭐 하나 비슷한 게 없다. 큰 조카는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해 태어나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혼자 있었던 적이 없다. 그런데 작은 조카는 맞벌이 하는 동생 부부가 동시에 야근이나 회식을 할 때면 혼자 드라마 보는 걸 즐긴다.두 아이가 신기할 정도로 다른 게 또 있다. 바로 식성이다. 큰 조카는 채소 먹기를 질색하는 반면, 작은 조카는 김치와 장아찌, 생 양파 등 다양한 채소를 맛있게 먹는다. 사실 큰 조카도 두세 살까진 밥과 김치, 채소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2.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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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째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다. 논픽션 글쓰기가 직업인 내게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인터뷰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른 사람이 하기 어려운 것을 이뤘거나, 큰 결정권이 있거나, 다른 이에게 귀감이 되는 일을 했거나, 어떤 사건과 관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내가 만난 사람들은 이런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시장 칼국수집 사장, 식자재 마트를 운영하는 상인 등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이다. 엊그제는 장장 여덟 시간에 걸쳐 탈북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2.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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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SNS에 잡채 사진을 올렸다. 거무스름한 빛깔에 윤기가 돌고 당근과 푸른 잎채소가 섞여 먹음직스러웠다. “호기심에 구매. 먹을 만함” 지인이 올린 글을 보니 비빔라면처럼 면을 삶고 소스를 부어 비빈, 인스턴트 잡채였다. 맛보고 싶다는 기대와 공감의 댓글이 순식간에 서른 개가 넘게 달렸다. 나도 ‘하트’를 꾹 눌렀다.다음날 동네 슈퍼에서 그 인스턴트 잡채를 샀다. 마음은 기대 반, 실망할 준비도 반. 면과 건더기를 삶고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뺀 뒤 소스와 참기름에 버무렸다. 단맛이 강하긴 했지만 맛은 그럴싸했다. 새삼, 처음 잡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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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힙합음악에 푹 빠졌다. 최근 종영한 TV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준결승 무대에 오른 한 래퍼의 공연을 본 다음부터다. ‘내 맘대로, 멋대로 살겠다’는 랩 가사와 열정적 퍼포먼스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방송이 끝난 후, 아주 드물게 돈 주고 사던 음원을 한 번에 열 개나 구입했다. 어딜 가든 반복해서 듣고 랩 가사를 더듬거리며 따라 읽는다.‘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에 들은 음악을 평생 좋아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다.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의 댄스음악보다는 발라드나 흘러간 옛 가요가 더 듣기 좋은 건, 내 취향이 구닥다리여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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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힌 빈집, 게다가 반 지하. 철거만이 답일 듯했던 그곳이 버섯농장으로 변신했다. 한때 누군가의 삶터였을 공간엔 철재 선반이 들어섰고 버섯 종균이 자라는 배지(나무토막)들이 선반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다.빈집을 활용해 쓰임을 찾는 단체 ‘빈집은행’에서 지난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빈집은행’은 인천시와 미추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빈집 열일곱 채를 개조해 버섯농장을 만들었다. 반 지하는 해가 잘 안 들고 습도가 높은 데다 주위보다 서늘해 사람이 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런데 바
인터뷰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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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제주에 다녀왔다. 엄마의 60대 마지막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걷는 걸 좋아하는 엄마와 내게 올레길이 있는 제주는 더 바랄 것 없는 여행지다. 하루 예닐곱 시간을 걸어야하니 짐은 최소한으로 가져가기로 했다.공항에서 엄마의 가방을 잠깐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 그리 크지 않은 가방이 이렇게 무거울 수가! 궁금해 하는 내게 엄마는 “별 거 없다”며 딴청을 부렸다.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고 나니 한 시간이 남았다. “뭐 먹을래?” 엄마가 껍질을 벗겨낸 큼지막한 감 두 개를 내밀었다. “세상에, 이거 때문에 무거웠구나” 감은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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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남이섬에 다녀왔다. 가을 색을 한껏 입은 나무들을 만났다. 길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 위로 쨍한 가을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강물도 조용히 반짝이며 흘렀다. 숨을 크게 들이쉬니 충만함이 밀려왔다. 너무 아름다워서였을까. 감탄스런 풍경에 탄성을 내뱉으면서도 자꾸 눈물이 났다. 영문도 모르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남이섬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곳곳에 은행 열매가 떨어져 있었다. 이토록 장성한 나무도 처음엔 단 하나의 씨앗이었다. 맨 처음 그 순간을 생각했다. 씨앗은 땅 속에서 온도와 습도, 낮과 밤의 길이를 예민하게 느끼며 적당한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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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과학에세이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7년 전이다. 일기 이외에 글을 써본 적이 없어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이렇게 쓰는 게 맞는지, 아무 것도 몰랐다. 글을 쓰기로 한 이유는 단순했다.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느낀 과학의 신비와 감동, 재미를 전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기대는 없었다. 다행히 과학에세이가 좋은 반응을 얻어 나는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쉬지 않고 글을 썼다. 어쩌다보니 이젠 글쓰기가 직업이 됐다. 2년 전엔 오로지 글만 써서 먹고 살겠다는 무모해 보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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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한 지 보름 만에 시골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교육청에선 학년별로 전학생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제비뽑기 방식으로 학교를 배정했다. 이제나 저제나 연락이 오길 기다리는 사이 두 달이 훌쩍 지나고 말았다. 5월의 학교는 한창 중간고사 중이었고 반 친구들은 중학생이 된 서먹함은 일찌감치 떨쳐낸, 서로를 이미 다 파악한 왈가닥들이었다. 나는 아직도 서툰 영어 알파벳과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0에서 1을 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정수의 덧셈 뺄셈을 배우며 한참 떨어진 진도를 더디게 따라갔다.아마도 까만 얼굴과 경상도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2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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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가 안경을 쓰고 나타났다. 양쪽 눈 1.5인 시력 하나는 자기가 최고라며 자부하던 친구 아니었던가. 너에게 벌써 노안이 찾아왔구나, 탄식이 나오려던 순간 “아, 안경 벗는 거 깜박했다”며 안경다리를 접어 셔츠 주머니에 넣는 다. “너 컴퓨터에서 눈에 안 좋은 광선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아? 그 광선을 이 안경이 막아준다고” 친구가 쓴 건 도수가 없는 시력보호용 안경이었다.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해 빛을 낸다. 엘이디는 갈륨(Ga)ㆍ인(P)ㆍ비소(As)를 재료로 해 만든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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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69)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 ‘에비앙’ 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으로 되짚어보려한다. 이입분씨는 내 엄마다.(기자 말)또 일이 터졌다. 이번엔 방사성물질 라돈이다. 생리대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된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당장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해야하는 사람들, 곧 생리주기가 다가오는 이들은 불안한 마음을 누르며 해로운 물질이 ‘아직’ 검출되지 않은 생리대를 마트에서 구입해야 한다.일회용 생리대가 없던 1960년대 중반에 초경을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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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100명이 각각 만든 김치찌개에 미식가들이 맛의 순위를 매긴다면, 그리고 그것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아마 나는 중위권으로 올라갈 것도 없이 90등 정도에서부터 감탄사를 남발할지 모른다. 나는 웬만해선 음식 맛에 불만이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의 친언니와 동생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선 낮은 수준의 맛에도 기꺼워한다.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엄마에게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엄마의 요리 솜씨다. 엄마는 아주 성실하게 우리의 삼시세끼를 차렸으나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에는 그다지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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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미술작품 전시를 봤다. 지인과 점심을 먹기로 한 음식점 지하에 아담한 전시공간이 있었다. 구리로 만든 작품 몇 점이 은은한 조명 아래 묵직한 아우라를 풍기며 맞이했다. 차갑고 딱딱한 금속을 용접해 사람 얼굴과 나뭇잎, 꽃 등 살아있는 생명을 표현한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다.(사진)짧은 선들을 이어 2차원 평면과 3차원 공간을 만들어낸 것을 보고 있노라니, 학창시절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했던 놀이가 생각났다. 연습장에 점을 잔뜩 찍어 놓은 다음 번갈아가며 점들을 이어 누가 더 삼각형을 많이 만드는지 겨루는 놀이였다. 옆에 있던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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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임에서 누군가 말했다. “고양이와 교감이 되나요? 고양이 눈을 보면 사람을 믿는 것 같지 않아요. 기분 나쁘면 할퀴거나 물 것 같아 무서워요” 그는 치매를 앓고 있는 열여섯 살 개와 함께 살고 있다. “강아지는 다르죠. 뭘 좋아하는지 지금 기분이 어떤지 다 알 수 있거든요” 1년 전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한다.15년을 함께 한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그 어떤 동물과도 함께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슬픔이 조금 단단해졌을 무렵, 유기견을 입양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별이 두려웠다. 그 즈음 생각지도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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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은 친정에서 보냈다. 친정에선 작년부터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엄마는 한과나 약과, 명태포 같은 음식을 처리하지 못해 난감해했다. 어느 해 설에는 냉동실에 있는 멀쩡한 대추를 놔두고 새로 사기도 했다. 차례상엔 늘 새 음식만 올려야한다는 법도 때문이다.상의 끝에 식구들이 잘 먹지 않는 것들을 빼기로 했다. 두부전이 사라지고 나중엔 삼색 나물도 빠졌다. 관습대로 빼곡하게 채워지던 차례상이 조금씩 헐거워지니 차례라는 형식 자체가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보였다. 결국 음식을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0.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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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선물세트 광고 문자가 날아와 귀찮게 하더니 어느새 다음 주가 추석이다. 시골마을에서 살던 어린 시절, 추석은 동네 아이들과 밖에서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 일 년 중 몇 안 되는 날이었다. 동산에 뜬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는 명목이었다. 나름 낭만이 있었다. 도시로 이사를 온 후엔 친척들 집을 오가며 또래 사촌들 만나는 재미가 있었다. 친척어른들을 용돈을 주는 좋은 분과 안 주는 인색한 사람으로 구분해 맘속으로 호불호를 따지기도 했다. 어른들끼리 다투는 통에 사촌들과 사이가 어색해진 어느 명절도 떠오른다. 어쨌든 어딜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09.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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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지키려 노력해온 작은 약속이 하나 있다. 날마다 과일을 한 알씩 먹겠다는 것이다. 이 다짐이 가장 깨지기 쉬운 계절은 참 모순적이게도 과일이 넘쳐나는 여름이다. 여름철 과일은 무르고 상하기 쉬워 보관이 어렵다. 복숭아 일곱 개를 일주일이 아닌 3일 안에 해치워야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자주, 신경을 써서, 신선한 과일을 사야만 약속을 무난히 이어갈 수 있다.그러다 9월이 되면 마음이 느긋해진다. 이제 내년 늦봄까진 별 걱정 없이 과일을 먹을 수 있다. 사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과는 저렴한 데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게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8.09.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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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 꼴깍 꿀꺽. 친구의 썰렁한 농담에 웃음이 터지고, 끙끙 앓던 고민도 별 것 아닌 게 되어 버린다. 없던 용기도 불끈 생긴다. 심장은 클럽의 스피커처럼 쿵쾅대고, 신나고 때론 로맨틱한 진동이 피를 타고 온몸으로 흐른다. 단 몇 모금에 나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데려다 놓는 것, 술이다.취하는 게 좋다. 하는 일이 잘 안 풀려 머리가 복잡하거나, 글이 안 써지거나, 누군가 별 뜻 없이 뱉은 말에 속이 상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나는 술을 생각한다.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다. 내 주량은 시간당 맥주 한 컵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09.10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