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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핸드폰 메시지가 왔다. 저녁 밥상을 찍은 사진이었다. 현미밥과 미나리초무침, 시금치나물, 양배추샐러드, 땅콩조림, 굽지 않은 김과 간장이 올라와 있었다.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밥상이지만 나는 감탄했다. 1년 전만 해도 엄마의 밥상이 이렇게 달라지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작년 봄, 엄마는 한 달이 넘도록 설사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설사병의 원인은 갑자기 먹은 상추였다. 식구들의 삼시세끼를 해먹인 기간이 무려 40년. 결혼 전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길다. 우리가 한참 클 때는 서로 밥 먹는 시간이 달라 하루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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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4.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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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의 58회 인천마당이 지난 26일 부평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인하대 교육대학원장을 지내고 한문 산문의 대중화 작업에 힘쓰고 있는 김영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강사로 초청돼 강연했다.김 교수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아래는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사람됨’이 사라진 한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미국식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재 한국 사회에선 사람다운 삶을 사는 인간상이 사라지고 소비와 쾌락을 탐닉하는 인간만이 남았다. 인간을 중시하는 문화의 가치는 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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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운 인턴기자
2018.03.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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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69)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에비앙’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을 통해 되짚어보려 한다. 이입분씨는 내 엄마다.겨울옷을 빨고 있다. 뭔가 정리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별 수 없다. 옷걸이에 걸 수 있는 양은 한정돼있으니 계절이 지난 옷은 집어넣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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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3.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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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조림 먹는 재미에 빠졌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훈제고등어 통조림을 판매하는 걸 보고 맛이 궁금했다. 상품 평을 보니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어, 일단 몇 개만 구입했다. 맛은 역시나! 신은 내게 아무 것이나 잘 먹는 입맛을 선물로 주신 게 틀림없다.내용물의 맛도, 양도, 가격도 모두 맘에 들었다. 공동구매로 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통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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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3.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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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 감독|2018년 개봉“퓨처랜드에 새 차가 들어왔대!”한낮 태양빛을 피하느라 건물 그늘 아래 퍼질러 앉아 있던 두 아이는 멀리서 들리는 친구의 외침에 자리를 박차고 퓨처랜드로 질주한다. 퓨처랜드에 도착한 아이들은 새 차에 침을 뱉으며 논다. 화를 내는 차 주인에게 걸쭉한 욕지거리와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며 도망치는 아이들. 결국 차 주인에게 잡혀 벌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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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3.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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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의 일이다. 동네에 작은도서관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오전 시간에 책 대출과 반납을 처리하는 자원봉사를 했다.그 도서관 옆에는 초등학생 방과 후 활동을 돕는 지역아동센터가 있었다. 지역아동센터와 도서관은 현관을 함께 사용했고 출입구만 달랐다. 어느 한 곳에서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음악을 크게 틀면 다른 곳까지 그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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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3.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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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베인 지음, 이영아 옮김|와이즈베리|2013.03.25.이즈음 공부에 관한 책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이기는 하나, 찬찬히 톺아보며 만시지탄을 느낄 적이 많다. 이제 비로소 안 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켄 배인이 쓴 ‘최고의 공부’도 큰 영감을 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에게 있는 어떤 선입견을 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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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우(도서평론가) 시민기자
2018.03.1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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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경우는 의술에 기댈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뇌를 열어 수술하거나 혈관을 절개해 피 떡을 제거하고 다른 혈관과 이어주거나 보존적 약물치료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새 의료기술을 하나 둘 개발하면서 환자에게 부담을 덜 주면서 치료 효과와 환자 만족도가 아주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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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8.03.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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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책방은 한 달에 한 번 한 가지 주제와 관련한 여러 책을 소개합니다.재작년 봄, 한 친구가 씨앗 몇 개를 줬다. 바질과 상추 씨였다. 우리 집엔 해가 드는 베란다가 없었다. 대신 동남쪽에 큰 창문이 있어 아침나절엔 햇빛이 들어왔다. 인터넷에서 화분흙과 퇴비를 주문해 씨앗을 심었다.창틀에 화분을 놓고 밤낮으로 화분을 내놓았다가 들여놓기를 반복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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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기자
2018.03.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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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소설‘바다 사이 등대’에서는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등대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빛을 낸다. 이런 특성으로 등대는‘사랑’의 코드로 인식되기도 한다. 잔잔한 바다와 따뜻한 느낌의 낙조를 품고 있는 인천의 등대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북두칠성 별자리 모양으로 위치한 인천의 등대 일곱 곳을 하나씩 소개한다.싱싱한 굴이 자라는 소야도의 선착장에 내리면 나루개마을을 볼 수 있다. 햇볕이 아늑하게 내리쬐는 마을에 울창한 소나무숲길이 있다. 그 숲길을 따라 10분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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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기자
2018.03.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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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2018년 개봉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71년 는 국방부 기밀문서로 특종을 낸다. 기밀문서에는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미국 국민을 기만하며 베트남전쟁을 지속해온 사실이 담겨 있었다. 의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은 반전의 물결에 휩싸인다.닉슨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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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3.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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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한 턱 쏠 일이 생겼다. 내가 치킨을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남편은 회를 좋아한다. 오랜만에 소래포구에서 회를 먹기로 했다. 수조에서 아가미를 여닫고 있는 물고기를 볼 때면 위선인지 죄책감인지, 하여간 물고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남편이 고른 광어 한 마리가 생명의 기운이 사라진 하얀 살점으로 바뀌어 접시에 올라왔다. “회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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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3.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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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인천시영상위원회가 올해 ‘인천 배경 영상물 유치’와 ‘인천 스테이’ 사업 지원 작품 공모를 지난 5일부터 시작했다.‘인천 배경 영상물 유치’ 지원 사업은 인천만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도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천을 소재ㆍ배경으로 한 영화ㆍTV드라마 등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상업영화나 TV드라마는 물론 제작비 10억원 미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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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기자
2018.03.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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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문화재단이 최근 발행한 계간 ‘황해문화’ 2018년 봄호(통권 98호)가 특집으로 다룬 ‘가족의 미래, 사회의 재구성’이 눈길을 끈다.‘가족’이라는 개념은 단일하게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각 가정이 처한 사회적ㆍ물질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정들은 ‘수저계급론’과 양극화, 세대 갈등 등으로 해체 위기에 처해 있다.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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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운 인턴기자
2018.03.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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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우유에 바나나가 없고, 딸기우유에 진짜 딸기가 단 1%도 없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과즙이나 과육 대신 인공 향과 색소가 과일 행세를 해왔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그동안 애용해온 바나나우유에 배신감을 느꼈다. 그 뉴스 보도 후 바나나우유의 명칭은 35년 만에 바나나‘맛’우유로 바뀌었다.나는 뉴스가 보도되기 훨씬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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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3.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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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소설 ‘바다 사이 등대’에서는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등대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빛을 낸다. 이런 특성으로 등대는 ‘사랑’의 코드로 인식되기도 한다. 잔잔한 바다와 따뜻한 느낌의 낙조를 품고 있는 인천의 등대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북두칠성 별자리 모양으로 위치한 인천의 등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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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원 인턴기자
2018.03.0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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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가 막혔다. 올겨울 들어 벌써 두 번째 감기다. 추운 날 얇게 입고 밖에서 배드민턴을 친 탓이다.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새해 다짐을 실천하려던 것이 그만 무리했나보다. 그나마 몸살까진 아니어서 앓아눕지 않은 게 다행이다.입맛이 없어 밥도 먹지 않았다. 잘 먹어야 아픈 게 낫는다는 말은 적어도 감기나 몸살의 경우엔 적용되지 않는다. 작년에 나온 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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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2.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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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2018년 개봉 엘라이저(샐리 호킨스)가 청소부로 일하는 미국 항공우주센터 비밀 실험실에 괴생물체가 반입된다. 직립보행을 하고 인간과 비슷한 신체를 지녔으나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는 낯선 생물체를 실험 대상 혹은 위험한 존재로 간주하는 항공우주센터 사람들과 달리, 엘라이저는 수중생물에게 괜히 마음이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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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2.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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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 지음|책읽는고양이|2017.11.30 책 읽는 게 직업인 사람이라 도통 움직일 줄 몰랐다. 그러다 이렇게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외국의 한 지역을 거듭 방문해보자 마음먹었더랬다. 그래서 정한 곳이 교토. 예상한대로 상당히 흥미롭고 매혹적인 도시였다. 지금껏 네 차례 갔다 왔는데, 앞으로도 틈만 나면 가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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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8.02.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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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큰 시장이 있다. 늘 사람으로 북적여 언제 가도 명절 대목 같다. 번잡한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것은 웬만해선 별 일 벌어지지 않는 심심한 일상 중 꽤 격동적인 행복이다. 나는 특별히 살 것이 없어도 자주 시장에 간다. 좌판을 살피다보면 먹고 싶은 것, 필요했던 것이 속속 떠오른다. 1000원짜리 뜨끈한 순두부 한 봉지, 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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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2.26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