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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지키려 노력해온 작은 약속이 하나 있다. 날마다 과일을 한 알씩 먹겠다는 것이다. 이 다짐이 가장 깨지기 쉬운 계절은 참 모순적이게도 과일이 넘쳐나는 여름이다. 여름철 과일은 무르고 상하기 쉬워 보관이 어렵다. 복숭아 일곱 개를 일주일이 아닌 3일 안에 해치워야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자주, 신경을 써서, 신선한 과일을 사야만 약속을 무난히 이어갈 수 있다.그러다 9월이 되면 마음이 느긋해진다. 이제 내년 늦봄까진 별 걱정 없이 과일을 먹을 수 있다. 사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과는 저렴한 데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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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9.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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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석 감독│2018년 개봉6개월 전 익사사고로 고등학생 아들 은찬을 잃은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 인테리어 업체 사장인 성철은 은찬이 죽음으로 구해낸 친구 기현(성유빈)이 사고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부모 없이 혼자 살고 있는 기현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 성철은 기현을 자신의 현장에 데리고 다니며 인테리어 기술을 가르친다. 처음에는 자꾸 다가오는 성철이 불편하기만 했던 기현도 성철의 호의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기현 때문에 아들 은찬이 죽었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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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9.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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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오페라 안경을 들고 관람석에 앉아 뭔가를 보고 있다. 멀리서 그녀를 훔쳐보는 남자가 있다. 공연 관람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오페라 극장을 찾은 19세기 파리 부르주아 남성의 흔한 모습이다. 옆에 앉은 여인은 일행이 아닌가? 연인의 앞을 가로막으면서까지 몸을 쑥 빼고 노골적으로 보는 폼이 무례하다. 은근한 풍자가 매력적인 이 그림은 메리 커셋(1845-1926)의 ‘검은 옷을 입고 오페라 관람석에서’라는 작품이다. 이 시절 남자 화가들이 그린 여자의 모습은 주로 가슴이 파인 드레스에 화려하게 치장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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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시민기자
2018.09.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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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미미와 함께 산 지 만 1년이 됐다. 고양이와 사람의 평균수명은 각각 16년, 80년 정도다. 미미에게 1년은 사람의 5년과 맞먹는 셈이다. 사람보다 다섯 배나 빨리 흘러가는 미미의 ‘묘생’에 내가 뭔가 대단하게 잘 해줄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만큼은 남에게 뒤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에 대한 정보라면 눈이 번득, 귀가 쫑긋해진다.고양이는 개와 달리 배 만지는 걸 싫어한다는 단순한 것부터 고양이의 혀는 단 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특이한 정보까지, 하나하나 신기하고 신비롭다. 고양이는 단 맛 수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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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9.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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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무더위에 이어 태풍 소식에 전국이 술렁였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고 이제 한숨 돌리나 했는데 이번엔 폭우가 쏟아져 전국 곳곳이 물에 잠겼다. 이 유례없는 더위와 극단적으로 뒤바뀌는 날씨의 원인을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궁금해 하고 있다. 언론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를 지목한다.고백하자면, 10여 년 전 나는 사람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는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지구 전체 표면적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0.1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극히 일부 지역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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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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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200년 가까이 잊힌 존재이국적인 모양의 터번을 두른 소녀가 뒤를 돌아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살짝 벌리고 있다. 칠흑 같은 배경 뒤로 조명 받은 얼굴과 귀걸이가 빛난다.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그림은 실제 모나리자 그림처럼 눈썹과 속눈썹이 없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 위함인데 눈, 코, 입 윤곽선도 선명하게 처리하지 않았다. 영화의 스틸 컷 같은 이 그림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입술 옆의 작은 하얀 점이 생동감을 끌어올리는 신의 한 수가 된 이 그림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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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시민기자
2018.08.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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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하 감독|2018년 개봉“조센징은 기생충, 독을 먹여라!”“조센징은 돌아가라, 두드려 패서 내쫓자, 죽이자!”“이곳(도쿄의 코리아타운)을 홀로코스트로 만들자!”도쿄 코리아타운을 행진하는 혐오시위 참가자들은 재일조선인이 특혜를 받고 있고 그 때문에 일본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본 국민들을 선동한다.물론 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자이니치라 불리는 재일조선인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로 인해 생겼고, 일본의 패망 이후 엄연히 일본사회의 구성원이 됐음에도 여전히 차별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의 쏠림은 사실관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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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8.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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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최인훈 지음|문이재 출판|2002.당시에는 읽다 말았다. 바쁜 일도 있었거니와, 일종의 사상사적, 정치적 요설에 질린 면도 있었다. 소설이란 모름지기 그 어떤 경계에 있어야하는 법이다. 깊은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되, 그것이 등장인물에 육화해 드러나야 한다. 아니면, 사유의 힘은 철학서에 못 미칠 테고 소설이 주는 장점, 그러니까 극적 긴장과 재미 따위도 놓치기 쉽다. 뱁새가 황새 쫓는다는 자괴감보다 어설픈 문학개론적 핑계를 대며 책을 덮었다.그러다 부음을 들었다. 문득, 다른 것보다 읽다말았던 그 작품을 다시 읽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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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우(도서평론가) 시민기자
2018.08.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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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69)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 ‘에비앙’ 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을 통해 되짚어보려 한다. 이입분씨는 내 엄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이젠 밤에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더워서 잠이 깨는 일이 없다. 그래도 한낮엔 선풍기와 30센티미터 이상 떨어지지 않으려 기를 쓰고 있으니, 무려 한 달 동안 이 더위를 겪어내는 중이다.아마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나는 이번 여름을 더 힘들게 보냈을 것이다. 하나는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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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8.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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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변두리마을 낡은 주택. 한량에 가까운 일용노동자 오사무(릴리 프랭키), 세탁소 비정규직 노동자 노부요(안도 사쿠라), 낡은 집의 주인이자 연금으로 살아가는 하츠에(키키 키린), 유흥업소에서 용돈벌이를 하는 사야카(마츠오카 마유), 학교에도 가지 않고 오사무에게 배운 좀도둑질로 생필품을 구하는 쇼타(죠 카이리), 이렇게 다섯이 함께 산다. 여기에 학대와 방치로 이들이 ‘주워온’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까지 합류해 여섯이 됐다.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할머니 하츠에, 아버지 오사무, 어머니 노부요, 이모 사야카, 아들 쇼타, 막내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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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민기자
2018.08.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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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마리 로랑생(1883~1956)이 그린 ‘예술가들의 그룹(Group of Artists)’이라는 작품이다. 중앙에 ‘미라보 다리’를 쓴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있고, 뒤에 서 있는 여인은 마리 로랑생이다. 피카소가 그의 개와 함께 있고, 턱을 괴고 있는 여인은 피카소의 연인이자 그의 작품 모델이었던 페르낭드 올리비에다.미술 수집가이자 작가인 거트루드 스타인이 이 그림의 소유주다. 그녀는 무명의 피카소를 비롯한 마티즈ㆍ세잔ㆍ마네 등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그들의 그림을 구입해 사실상 최초의 현대 미술관이라 불릴만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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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시민기자
2018.08.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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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였나, 하여튼 여름방학이었다. 밤은 깊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잘 수 없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납량특집 영화 ‘여곡성’이 막 끝난 터였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의 원혼이 한 집안을 몰락시키는 이야기였다. 언니와 동생도 함께 보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무섭다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말았다.영화가 끝났을 땐 나 혼자만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눈을 감으면 피눈물을 흘리던 귀신의 하얀 얼굴이 자꾸 눈앞에 튀어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이니 당시 내가 받은 충격이야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 후로 자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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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7.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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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무슨 약이라도 타놓은 걸까. 만사가 귀찮고 꼼짝하기도 싫다. 가뜩이나 집안에 머물길 좋아하는데 날씨까지 무더우니 과자 한 봉지라도 사러 나가려면 크게 마음을 먹어야한다. 7월 중순에 미리 휴가 다녀오길 잘했다 싶다가도 한편으론 남은 여름을 쉼표 없이 보낼 생각을 하면 암울하기도 하다. 본격 불볕더위가 시작하는 8월이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자고 일어나면 낮 최고ㆍ최저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여름을 무사히 잘 보내려면 마음의 각오와 함께 몇 가지 현실적 준비가 필요할 듯하다.우선 에어컨 청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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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7.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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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가스가 가득 찬 인형처럼 공중으로 붕 떠오른다. “하늘에 구름이 솜사탕이 아닐까. 어디 한번 뛰어올라 볼까”라고 노래하는 ‘그녀를 만나는 곳 백미터 전’처럼 말이다. 이 그림은 사랑에 빠진 샤갈이 자신의 생일날 그의 사랑 벨라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장면을 그린 것이다.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벨라도, 그녀를 맞이하는 샤갈도 사랑의 기쁨을 어찌하지 못하고 공중에 날아올라 입맞춤한다. 정열의 레드 카펫 위,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벨라와 대조적으로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샤갈. 그가 더 꿈길을 걷고 있는 중임을 표현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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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시민기자
2018.07.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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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초ㆍ중ㆍ고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시기가 되자 인천 각 자치구가 운영하는 물놀이장이 개장하고 있다.집에서 가깝고, 무료로 이용 가능한데다 수질검사나 시설, 안전관리도 잘 되고 있어, 어린이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놀이터이자 쉼터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특히, 작년부터 강화된 ‘수질 및 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과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등에 따라 수질검사를 15일에 1회 이상 해야 하고,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이 있는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해서 더욱 깨끗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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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현 기자
2018.07.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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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후반. 칭기즈칸의 후손들이 지배하던 몽골제국도 왕권계승 문제로 분열하기 시작한다. 둘째 아들 차카타이가 다스리던 중앙아시아의 차카타이칸국도 동서로 나뉘어 권력다툼이 심화된다. 이러한 혼란의 시기에 티무르가 등장한다. 그는 난세를 평정하고 1369년 티무르제국을 건설한다. 현재의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사방을 복속시켜 1405년에는 인도 델리에서 북으로 타쉬켄트를 지나 아랄해 북단, 서쪽으로는 흑해와 지중해 연안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다. 이는 칭기즈칸 이후 최대의 영토를 차지한 것이었다.티무르의 고향 샤흐리삽스티무르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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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범 시민기자
2018.07.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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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69)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에비앙’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으로 되짚어보려 한다. 이입분씨는 내 엄마다.지인들과 휴가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산이냐, 바다냐, 아니면 ‘방(에) 콕’이냐, 의견이 오가는 중에 유독 한 사람만 편안한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듣는 둥 마는 둥, 안주만 집어 먹을 뿐이었다.“ㄱ씨는 벌써 계획 다 세워 놨나 봐요? 뭐 할 거야?” 시선들이 ㄱ씨에게 향했다. 그는 대수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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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7.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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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의 수족구(手足口)는 문자 그대로 손, 발, 입을 의미하며 이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수족구라는 말을 들으면 병명이 이상한 데다 수두와도 비슷해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 급성감염증 병원체 감시정보에 따르면, 수족구병 발생의 정점은 일반적으로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나타난다. 예로부터 수족구병은 여름철 대표적 질환이었지만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인지 이보다 빨리 유행이 관찰되기도 하고 겨울철에도 따뜻한 어린이집 안에서 수족구병 유행이 발생하기 때문에 6세 이하 아동들에게 더욱 주의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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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8.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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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의 모습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이 그림은 100여 년 전 남자의 초상화다. 잘 빗어 넘긴 머리, 차려입은 옷, 양복 주머니에 꽂힌 만년필이 그의 학식과 경제력을 말해준다. 전체적으로 유한 인상이지만 꽉 다문 입술과 두드러진 광대가 고집스럽게 보인다. 1928년 무렵 나혜석이 그린 그녀의 남편 김우영이다.세계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두 사람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한다. 여행경비를 많이 지출한데다가 귀국 후 그가 빨리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산 동래에 있는 시가에서 머물고 그는 서울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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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시민기자
2018.07.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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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의 계절이 왔다. 어렸을 땐 복숭아 맛을 잘 몰랐다. 포도나 수박만큼 달지도 않고 딸기나 귤처럼 확실한 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마 단단하고 아삭거리는 복숭아는 먹을 만했다. 하지만 팔꿈치까지 과즙이 줄줄 흐르는 물컹하고 흐물흐물한 복숭아는 먹고 나서 손과 얼굴을 씻어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먹기 전부터 시큰둥했다. 물론 먹기 좋게 잘라 먹으면 좋았겠지만, 복숭아는 으레 한 손에 한 개씩 쥐고 먹었다.그렇게 먹다보면 꼭 마주치는 게 있다. 왜 그리 벌레가 많은지, 한껏 베어 물었다가 씨앗 주위에서 하얗고 통통한 애벌레가 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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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07.08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