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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여름 휴가지는 바다가 최고다. 물에 둥둥 떠 (사실은 허우적대며) 2~3일 보내고 나면 연중행사를 치른 듯 마음이 흡족해진다. 남은 여름을 보낼 힘이 난다. 물론 강에서도 수영할 수 있지만 짠물에 몸을 담가야 제 맛이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내겐 민물에 대한 무서운 기억이 있다.내가 어렸을 때 아빠는 주말이면 식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했다. 날씨가 조금씩 더워질라치면 아빠는 다락방에서 텐트를 비롯한 캠핑장비를 가지고 내려왔다. 요즘처럼 예쁘고 가볍고 세련된 것이 아닌, 무겁고 투박하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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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7.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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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코 양쪽 얼굴 피부가 울긋불긋한 것이 근질근질하고 각질이 일어났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음식을 잘못 먹으면 목에 발진이 생기긴 했지만, 얼굴이 가려운 건 처음이었다. ‘병원에 가야지’ 생각만 하고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석 달이 훌쩍 지났다.그 사이 가려운 부위가 넓어지고 염증까지 생겼다. 참다못해 피부과에 갔다. 의사를 만난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처방받았다.처방전을 받으면 약 이름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곤 한다. 조심해야할 약으로 보통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항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7.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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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70) 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 ‘에비앙’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을 통해 되짚어보려 한다. 이입분 씨는 내 엄마다.내게 여름은 콩국물의 계절이다. 어려서 엄마는 여름이면 언제나 콩을 삶아 콩국물을 한 통 가득 만들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콩국물에 뜨거운 밥을 말아 먹었다. 고소하고 달큰한 맛은 국수에 비할 바 아니다.그 맛을 잊지 못해 나는 요즘도 여름마다 봉지에 든 콩국물을 서너 개씩 냉장고에 쟁여둔다. 파는 것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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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7.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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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중학생 때부터 아빠와 나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시절 엄마와 아빠는 밤마다 다투는 일이 잦았다. 원인은 아빠의 외도였다. 아빠가 없을 땐 엄마에게 아빠에 대한 험담과 하소연을 들어야했고, 아빠가 집에 온 순간부터는 또 언제 싸울지 알 수 없는 터질 듯한 긴장감에 가슴을 졸였다.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싸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었다. 어느 날 나는 뭣에 홀린 듯, 안방 문을 열고 말했다. “그냥 이혼하세요.” 고함을 치며 싸우던 아빠는 당황한 듯했다. “너… 뭐라고 했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5.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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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올해도 상추를 심었다. 베란다 바깥쪽으로 걸어둔 화분걸이가 우리 집 작은 텃밭이다. 작년엔 카페에서 얻은 종이컵에 상추 모종을 하나씩 심었는데 흙의 양이 적어서인지 잎이 크게 자라지 않았다. 그래도 꽤 여러번 상추를 따먹으며 수확의 재미를 맛봤다.이번엔 통 크게 화분에 심어보기로 했다. 베란다에 쌓아둔 빈 화분 중에서 옆으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화분이 상추 모종을 심기에 적당했다. 하루 이틀 간격으로 겉흙이 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하루 종일 햇빛을 받게 해두었다. 얇고 여리던 잎이 20일쯤 지나니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4.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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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근처에 사시는 엄마와 같이 산책을 하고 막 헤어지려는 참이었다. 엄마가 작은 가방에서 뭔가를 부스럭거리며 꺼내 내 손에 쥐여 주었다. “김 볶은 거야. 너 바빠서 반찬 해먹을 시간 없을 것 같아서.”내가 너무 바쁜 척, 엄살을 부렸나 보다. 얼마 전엔 카레를 1인분 씩 봉지에 담아주며 냉동실에 얼려 놓고 꺼내 먹으라더니 이번엔 볶은 김이다. ‘그 정도로 바쁜 건 아닌데’ ‘그냥 엄마 드시지’ 여러 가지 대답이 떠올랐지만 별말 않고 받아왔다. 혼자 집에 오는 길, 오래전 추억이 생각났다.볶은 김은 내가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4.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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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내게는 나와 열 살 안팎으로 차이가 나는 어린 친구 여섯 명이 있다. 삼십 대 초ㆍ중반인 그들과 복작복작한 인연을 이어온 지 올해로 10년째다. 졸업과 취업, 결혼 등 변화를 겪으며 국내 각지에 흩어져 살지만 사회관계망 서비스 단체대화방에서 수시로 일상을 공유한다.그래도 직접 만나 눈빛과 표정까지 주고받아야 대화의 맛이 산다. 1년에 한두 번은 날을 잡아 1박2일을 함께 보낸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먼저 일어나야하는 친구가 한둘은 있게 마련. 나는 아쉬운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다. “가지 마라~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3.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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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고양이와 함께 산 지 3년이 다 돼간다. 작년에 한 마리가 늘어 우리 집엔 사람 둘, 고양이도 둘이다. 녀석들과 사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가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날마다 고양이 두 마리의 밥과 물을 갈아주고 화장실 모래를 청소하고 한두 시간씩 놀아줘야한다. 이런저런 돈과 시간 들어갈 일만 잔뜩 안겨주는 이 고양이들을 나는 왜 마냥 꿀 떨어지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걸까.고양이가 경제적으로 무능하지만 그렇다고 내게 아무 것도 안 해주는 건 아니다. 고양이들은 내 의지로 만들어낼 수 없는 중요한 화학물질이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3.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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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돌무더기 틈에 핀 민들레. 최근 동네에 들어서고 있는 작은 책방을 볼 때마다 민들레 꽃이 떠오른다. 자본과 규모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틈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존재를 드러낸 작은 책방은 동네 풍경을 바꾸고 주민의 삶에 빛과 향기를 더한다. 하루하루 책을 팔아 생존을 이어나가기에 여념 없는 인천의 작은 책방들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계양구 계산동 경인교육대학교 근처 주택가. 어느 2층 집 대문 옆에 붙은 간판을 눈 밝은 이라면 알아볼 수 있다. ‘책방 산책’이다. 홍지연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19.03.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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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집 안에 달콤한 냄새가 가득하다. 가스레인지 앞에서 냄비를 지키고 서 있은 지 한 시간이 다 돼간다. 그냥 먹어도 아까운 딸기로 잼을 만들다니. 딸기의 빛깔과 싱싱함에 현혹된 탓이다. 냉장고에 꽤 남아있는 줄 알면서도 탐스런 딸기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상하기 전에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을 골라 잼을 만들기로 했다. 잼이 냄비 바닥에 눌어붙을 새라 숟가락으로 저으며 거품을 걷어내고 있자니, 아주 오래 전 어느 봄날이 떠올랐다.마당 한 구석에 서서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져 있었다. 마당이 넓은 그 집의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2.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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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저녁이 되면 자꾸 시계를 흘끔거린다. 냉장고 앞을 서성이고 주방을 두리번거린다. 내게 음식물 섭취가 허용된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8시간. 그 이후엔 물 이외에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다. 간헐적 단식 중이기 때문이다. 늦은 밤에 출출하지 않으려면 오후 8시 전에 뭔가를 먹어둬야 한다.지난달 초, 간헐적 단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뒤부터 한 달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간헐적 단식의 원칙은 오로지 하나, 정해진 시간에만 음식을 먹는 것이다. 8시간 동안 음식을 먹고 나머지 16시간 공복을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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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70)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 ‘에비앙’ 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을 통해 되짚어보려 한다. 이입분 씨는 내 엄마다. # 머리카락이 부스러지고 빗으로도 안 빗겨지고나는 곱슬머리다. 공들여 손질하지 않으면 단정해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 땐 부스스한 머리모양 때문에 우스운 별명까지 생겼다. 콤플렉스까진 아니어도 머리 손질에 시간을 들여야한다는 게 불편했다. 시간 대비 효과도 적었다.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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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2.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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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에 물만 부어 구우면 비스킷이 된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가뿐히 성공했다는 인증사진이 수두룩했다. 비스킷은커녕 제대로 익지 않은 반죽 뭉치를 눈앞에 두고 실패를 인정할 수 없었다.여기서 말하는 비스킷은 치킨으로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구운 빵 종류다. 크기는 아기 주먹만 하고 바삭한 식감에 맛은 담백하다. 주로 딸기잼을 발라 먹는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이 비스킷을 집에서 만들어먹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는 걸 알았다. 외국에서 만든 믹스 가루 형태의 제품인데 필요한 재료도, 조리법도 간단했다. 물이나 우유를 부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2.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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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 채취 과정을 취재할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흔히 해볼 수 없는 경험이라 욕심이 났다. 하지만 선뜻 응하지 못했다. 김 양식장을 오가는 배는 크기가 작은 탓에 흔들림이 심해서 멀미를 하는 사람은 아예 그 배에 타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나는 어려서부터 멀미가 심해서 20분 이상 버스를 못 탔다. 언젠가부터 버스 정도는 맘 놓고 타지만 그렇다고 버스 안에서 책을 읽을 정도는 아니다. 몇 글자만 읽어도 바로 멀미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니 흔들리는 배는 꿈도 못 꾼다. 김 양식장 취재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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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1.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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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무더기 틈에 핀 민들레. 최근 동네에 들어서고 있는 작은 책방을 볼 때마다 민들레꽃이 떠오른다. 자본과 규모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틈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존재를 드러낸 작은 책방은 동네 풍경을 바꾸고 주민의 삶에 빛과 향기를 더한다. 하루하루 책을 팔아 생존을 이어나가기에 여념 없는 인천의 작은 책방들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나비날다 책방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있는 ‘나비날다 책방’(동구 송림로 8). 이곳에 들어서면 책보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반달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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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1.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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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중국음식점에서 모임을 했다. 내가 앉은 식탁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앉았다. 사는 지역도, 성별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것.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사이다. 수업이 끝난 지 몇 달 지났지만 글로 각자의 삶을 나누며 쌓은 정 덕분인지, 여전히 끈끈함이 남아 있다.모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모임을 각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또 있다.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는 특별한 위계가 생기지 않는다. 저마다 한 편씩 써온 글을 다 함께 읽으며 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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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01.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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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3년 전 귀촌했다. 서른다섯 해 도시에서 산 친구는 시골살이가 이것저것 불편한 것이 많다. 작은 구멍가게라도 가려면 30분을 걸어야하고, 치킨은 두 마리 이상만 배달되며, 읍내 가게들에서 도시의 친절과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여름엔 온갖 벌레들의 천국이 된다나. 불평불만 끝에 친구는 꼭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불편하긴 해도 여긴 도시엔 없는 여유가 있어.”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생활을 동경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도 그렇다. 시골에 가면 낯선 곳이라도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친구가 말한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1.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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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이 났다. 온 몸이 안 쑤시는 데가 없다. 밤새 끙끙 앓고 땀범벅이 되어 겨우 눈을 떴다. 남편이 어디 아픈 거냐며 필요한 게 있는지 묻는다. 나는 “없어”라고 무심히 답한다. 여섯 달 만에 나눈 대화는 싱겁고 짧게 끝나버렸다.남편과 말없이 지내고 있다. 결혼한 지 만 5년이 되니 해소 못한 갈등이 쌓일 대로 쌓여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왔다. 다툼의 원인은 음주로 새벽녘에 귀가하는 날이 잦은 남편 때문에 내 일상이 피곤해진다는 것, 그리고 집안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남편의 태도였다. 내가 프리랜서로 전업하면서 아침잠을 푹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9.01.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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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쉬움 없이 2018년이 지났고, 특별한 반가움 없이 2019년이 왔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도 시간이 가고, 왔다. 흔히 시간을 흐르는 물에 비유한다. 흐르는 물처럼 시간도 멈출 수 없고, 둘 다 한 번 지나가면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시간은 그렇게 물처럼 흐르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흘러가는 모든 것에는 방향이 있다. 물리학에선 시간의 방향을 나타내기 위해 ‘시간의 화살’이란 개념을 사용한다. 시간이 지났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건 뭔가 변했을 때다. 유리컵이 깨지고, 나뭇잎이 떨어지고, 피부에
사회
심혜진 시민기자
2018.12.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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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생 전쟁둥이인 이입분(68)씨는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부터 프랑스 산 ‘에비앙’ 생수까지 모두 맛본 세대다. 그가 온몸으로 통과한 현대생활사를 물건을 통해 되짚어보려한다. 이입분 씨는 내 엄마다. (기자 말)엄마는 혼자 살면서도 해마다 김장을 한다. 나는 엄마에게 김치 한 포기를 얻어먹는다. 나 이외에 엄마 김치를 가져가는 사람도 없고 엄마네 집이 늘 손님으로 들끓는 것도 아니다. 한겨울에도 채소가 지천이고 식비도 많이 들지 않을 텐데 굳이 힘들게 김장을 할 이유가 있을까?“김장철에 나오는 배추가 제일 맛있거든. 봄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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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8.12.31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