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 │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이 최근 발행한 2021년 봄호(통권 110호)는 ‘21세기 인간의 조건’을 다루며 안전을 고찰한다.새얼문화재단은 “‘안전’을 ‘21세기 인간의 조건’이라는 보다 큰 화두 속에서 다루고자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 시대가 전환을 맞고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해방 이후 신자유주의, 난민, 생태적 재앙과 탄소경제 등 시대를 특정 짓는 문구를 나열하면 납득할 수 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황해문화는 시대의 전환을 거대한 이행의 시기라고 표현한다. 거대한 이행의
교양
박소영 기자
2021.03.08 11:29
-
인천투데이=천영기 시민기자ㅣ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인천중화기독교회’제3패루 선린문 앞에는 계단을 따라 높이를 달리하며 3층과 2층의 긴 건물이 이어져있다. 십자가가 건물 꼭대기에 있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건물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창문에 붙여놓은 ‘인천중화교회(仁川中華敎會)’라는 글자가 없으면 상가나 빌라 건물로 착각할 것 같다.아마도 1990년대 초반에 언덕길 중간쯤에 있는 교회를 본 것 같다. 화교들이 다니는 오래된 교회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고 봤고, 하얗게 칠한 벽돌들이 꽤나 소박하고 정갈하게 느껴졌다.그런데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1.03.06 17:35
-
인천투데이=심혜진 시민기자│열흘 전, 동네 정형외과 치료실. 침대처럼 생긴 기다란 치료대 위에 엎드려 대기 중이었다. 잠시 후 의사와 간호사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었다.“두 군데에 주사를 놓을 거예요. 몸에 힘 빼세요.” 소독약을 묻힌 차가운 솜이 등을 쓱쓱 훑고 지나갔다. 의사의 손이 허리 쪽 뼈를 짚었다. 따끔. 척추 안으로 주삿바늘이 들어오는가 싶더니 전기에 감전된 듯, 찌르르한 무언가가 허리부터 허벅지, 종아리를 타고 발끝까지 번졌다. 힘을 빼기는커녕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관절 염증 치료를 위한 신경 주사 두 번, 엑스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21.03.05 12:04
-
인천투데이=천영기 시민기자ㅣ의선당에서 나와 다시 공화춘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연경(燕京, 북경의 옛 지명) 건물 바로 옆에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넓은 계단이 나온다.예전에 인천역에서 내려 자유공원에 올라갈 때 주로 많이 다녔던 계단이다. 그동안 계속해서 변해 올 때마다 놀란다. 계단에 각종 중국식 석물들이 자리 잡아 중국 풍경을 연출한다.석물들이 계단 곳곳에 배치돼 번잡하게 보이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석물들이다. 이곳 차이나타운은 우리나라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니 깔끔하게 보존하는 것도 그들을 맞이하는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1.02.22 09:03
-
인천투데이=이권우 시민기자(도서평론가)ㅣ중국만큼 벼락같이 우리와 가까워진 나라도 드물다. 이념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교류가 끊긴 지 꽤 오랜 기간이 지났건만,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이후 급격하게 가까워졌다.지금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덕수궁 일대에 즐비하게 늘어앉아 조잡한 중국산 물건을 팔던 조선족 풍경이 한때는 한중교류의 상징이었다. 이제는 기술격차가 현격히 줄었거나 외려 추월당하기도 하고, 우리 경제가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괄목대상이 됐다.근대 초입에 서구의 침략을 이겨내지 못해 한낱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중국은 이제
교양
이권우 시민기자
2021.02.08 09:14
-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최병국)이 김현진 큐레이터(비평가)를 인천아트플랫폼 신임 예술감독으로 지난 1일 임용했다고 5일 밝혔다.김 감독은 2008년 7회 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의 공동 큐레이터, 아르코 미술관 관장‧전시감독(2014-2015), 샌프란시스코 KADIST 아시아지역 수석 큐레이터(2018~2020년),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2018~2019년)으로 선정돼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전을 기획했다.이밖에 베를린 HKW 국제자문위원, 독일 DAAD 국제 예술가 레
교양
장호영 기자
2021.02.05 13:46
-
인천투데이=천영기 시민기자ㅣ붉은색과 황색의 차이나타운제1패루를 지나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길은 온통 붉은색과 황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국에 가면 옛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차이나타운이 관광 특구가 되기 전에는 중국식 주택에서만 보이던 특징이었는데, 관광객이 몰리며 새단장했으며 지금도 계속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중국인들은 유난히 붉은색과 황색을 좋아한다. 붉은색에는 다양한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중국인들은 양의 기운이 넘치는 태양의 붉은색을, 귀신을 쫓는 색으로 인식했다.고대 중국에는 섣달그믐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아이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1.02.01 10:40
-
인천투데이=심혜진 시민기자ㅣ아무리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도 새해가 되면 몇 가지 다짐을 하게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빠지지 않는 것이 ‘핸드폰 덜 보기’이다. 핸드폰에 빠져 있다 보면 할 일을 제때 마치지 못하기도 하고, 책도 덜 읽게 된다. 하지만 다짐과는 정반대로 핸드폰 시청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최고의 시간 도둑은 단연코 유튜브다. 먹방을 즐겨 보고, 동물과 인간 사이에 얽힌 찡하고 아름다운 사연에 종종 마음을 빼앗긴다. 내 관심사에 따라 자동 추천된 영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글은 필요한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21.02.01 10:24
-
인천투데이ㅣ최근 논란이 된 ‘이루다’라는 챗봇이 있다. 작년 말 출시가 되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이루다에 별 관심이 없었다. ‘문자 대화 로봇’이란 뜻의 챗봇은 이미 인터넷쇼핑이나 통신사 상담 시 사용해본 적이 있고, 내 휴대폰에도 챗봇의 음성 버전인 ‘시리(Siri)’가 내장돼 있다.‘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설마 친구랑 수다 떨 듯 대화가 가능하겠나’하는 의심도 했다. 사람과도 마음 없는 대화를 하고 나면 공허해지곤 하는데 하물며 인공지능과의 대화라니, 무용한 일이라 생각했다.그런데 출시 보름 만에 이루다가 성희롱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21.01.28 20:39
-
인천투데이=이영주 시민기자ㅣ뉴욕에서 음악 선생으로 일하는 조 가드너. 파트타임이었던 조는 정규직 교사 발령이 났지만 썩 기쁘지 않다.조의 꿈은 교사가 아니라 재즈 뮤지션이기 때문. 무대에서 즉흥 합주를 하는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다. 어릴 적 아빠 손에 끌려 따라간 클럽에서 본 재즈 공연이 그에게 ‘영혼의 불꽃’을 지폈다.마치 운명처럼, 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최고의 재즈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된 것. 그러나 운명의 무대를 앞두고 조는 불의의 사고로 ‘저승길’에 오르고, 조의 영혼(소울, soul)은 꿈의
교양
이영주 시민기자
2021.01.25 09:02
-
인천투데이ㅣ1883년 개항한 인천 개항장은 응봉산 자락에 일본조계지, 청국조계지, 각국조계지로 나뉘어 넓게 자리를 잡았다. 이에 외국 자본이 들어와 인천은 경제수탈의 현장이 됐지만, 그중 큰 변화는 다양한 서양의 근대 문화가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는 것이다.개항 전에 인천은 한적한 포구로 인구가 1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개항 이후 일본과 청국, 각국의 조계가 설치되며 계속 외국인들이 들어왔다.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을 때 인구 상황을 살펴보면, 인천 인구는 3만1011명이었는데 외국인의 인구 비율이 52%를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1.01.18 14:05
-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서광일 대표가 ‘인천아리랑의 최초의 기록과 선율에 관한 연구’로 지난해 12월 30일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이 진행한 학술회에서 우수학술상을 수상했다.연구는 19세기 조선말 개화기에 인천지역에 불려진 ‘인천아리랑’에 대한 최초 기록을 규명하고 선율과 곡조를 해석했다. 아울러 반일감정을 담은 가사의 정체성을 확인했다.연구에 따르면 인천아리랑은 국내 최초 문헌(일본어)으로 기록된 아리랑이다. 1894년 5월 일본에서 발간한 ‘유우빈호우치신문’의 조선유행요와 그해 8월 일본인 유학생 홍석현이
교양
서효준 기자
2021.01.18 13:45
-
인천투데이=백준우 기자 | 인천시가 남북교류와 평화를 위해 인천이 간직해온 역사와 문화자산을 담은 평화도서 4권을 발간했다.4권은 ‘남북교류 평화백서’와 스토리텔링 ‘평화도시 인천 스토리텔링: 남북을 잇다, 평화가 있다’, 보고서 격 ‘평화자산 기초조사 보고서’, 일러스트북 ‘인천, 통일을 그리다’ 등이다. 인천문화재단 남북교류사업티에프(TF, 태스크포스)팀이 평화정신을 이어가고 민족 동질성을 되찾는 의미에서 평화도서 조사와 제작을 담당했다.‘남북교류 평화백서’는 2004년부터 이어진 인천의 남북교류사업을 분야별로 나눴다. 남북교류
교양
백준우 기자
2021.01.12 16:25
-
인천투데이=이영주 시민기자ㅣ우연일까 운명일까? 같은 날 같은 아파트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 첸부인(장만옥)과 차우(양조위)는 각자의 남편과 아내가 있는 기혼자들이다.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부인의 가방이 각자의 배우자들 것과 같은 것임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 챈다.내 남편은 어쩌다가 다른 사람에게 끌렸을까? 내 아내는 어떻게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게 됐을까?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며 각자의 배우자에게 감정을 이입해 보기도 하고 원망과 분노를 쏟아내
교양
이영주 시민기자
2021.01.11 08:47
-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시가 이미자(53) 한지생각이닥(주) 대표를 제5회 공예명장에 선정했다. 여섯 번째 명장이다.시는 지난해 9월 공예명장 후보 공모를 공고하고 군·구에서 공예명장 후보 5명을 추천받았다. 심사는 공예가협회장 등 공예명장 1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서류 심사와 현장조사, 작품성 등을 평가해 선정했다.시는 공예명장 사업을 지난 2013년부터 2년 주기로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선정된 공예명장은 5명(도자기 2명, 박공예·목칠·섬유 각각 1명)이다.이미자 명장은 선화여자고등학교 2학년때 교내 박공예반에서 공예
교양
서효준 기자
2021.01.07 11:46
-
인천투데이ㅣ‘정족산사고’와 ‘취향당’정족산 가궐지를 나와 왼쪽 산길로 접어들면 삼랑성 서문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150m 정도 올라가면 ‘정족산사고(鼎足山史庫)’와 ‘취향당(翠香堂)’이 있다. 1990년대 초반에 이곳을 찾았을 때 사고와 취향당은 다 허물어져 빈 터만 남았다.특히 사고지는 철제 울타리가 둘러쳐 있고 울타리 안쪽으로 나무와 풀들이 마구 자라 아래쪽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발에 거치적거리는 풀숲을 뚫고 들어가 주춧돌들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다.‘정족산사고’ 건물이 언제 없어졌는지 정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1.01.04 13:30
-
인천투데이=이권우 시민기자(도서평론가) | “늦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늦어버렸습니다.” 그렇다. 늦어도 매우 늦었다. 발전과 성장이라는 미명 아래에 화석에너지를 계속 써대면 엄청난 위기가 닥치리라고 일찌감치 예견됐다. 정치인이나 자본가는 귀를 닫았지만,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이를 널리 알렸다. 동참하는 대열이 늘었고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대대적인 반격이 펼쳐졌다.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점령하면서 현격한 퇴조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수십 년은 기나긴 규제 완화의 시간이었을 뿐입니다. 과거의 투쟁들은 와해됐지요.”이제
교양
이권우 시민기자
2021.01.04 08:55
-
인천투데이=심혜진 시민기자 | 작년 이맘때 나왔던 내 책이 곧 대만에서 출간된다. 출판사로부터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한 남성이 신기하게 생긴 돌기둥을 잡고 매달려 카메라를 보고 있다. 그 남성은 21년 전 대만으로 1년 기한의 일을 하러 떠났던 나의 아버지다. 아빠가 편지에 넣어 보내준 그 사진을 몇 번이나 들여다본 기억이 난다. 바닷가에 사람 키보다 큰 돌기둥들이 여기저기 버섯처럼 솟아있다니. 당시 초등학생 6학년이었던 난, 세상에 정말 그런 곳이 있는지 놀라울 뿐이었다.그도 그럴 것이
교양
심혜진 시민기자
2020.12.28 09:00
-
인천투데이=이영주 시민기자│대학 졸업반 영석(남주혁)은 우연히 골목에서 길에 쓰러진 여자를 돕는다. 고장난 전동휠체어와 여자를 리어카에 실어 집까지 데려다준 영석에게 여자는 “밥 먹고 가라”고 권한다.영석의 친절에도 퉁명스러운 반발로 일관했던 여자가 보인 뜻밖의 친절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싫지 않은 영석은 묻는다. “이름이 뭐예요?” “조제.” 그렇게 시작된 영석과 조제(한지민)의 평범하면서도 낯설고 이상한 만남.조제는 철거 직전의 재개발 구역 낡은 집에 산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집 안은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잡동사니로 가득하
교양
이영주 시민기자
2020.12.21 09:41
-
인천투데이=천영기 시민기자 | 2012년 문을 연 전등사 무설전. 이 이름을 불국사에서 본 적 있다. 불국사의 무설전은 경전을 강의하는 공간인데, 무설(無說)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진리는 말로써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는 역설적 의미를 갖고 있다.아마 염화미소(拈華微笑, 석가모니가 영산회상에서 연꽃을 들어 보이자 팔만대중 중에 가섭만이 그 뜻을 알고 미소 지은 것)나 불립문자(不立文字, 말이나 글에 의하지 않고 진리를 깨닫는 것)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우리에게는 흔히 이심전심(以心傳心)과 교외별전(敎外別傳)으로 알려져 있다.현대식 법당
교양
천영기 시민기자
2020.12.21 09:00